‘테더 악재’에도 코인 시장 ‘이상 無’…완충재 덕분?

시대가 변했다. ‘스테이블코인계 일인자’ 테더가 구설수에 올랐지만 암호화폐 시장은 내림세를 보이지 않았다. ‘암호화폐 대장주’ 비트코인은 5000달러 가격을 방어했다. 트루USD(TUSD), 팍소스(PAX), USDC 등 테더 대체재가 많아지면서 이들이 ‘테더 악재’에 대한 완충재가 됐다는 분석이다.

USDC는 글로벌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와 암호화폐 개발사 서클(Circle)이 지원하는 미국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이다. 팍소스는 뉴욕 금융감독청의 승인을 받은 미국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이다. TUSD는 암호화폐 발행사 트러스트토큰에서 미국 달러에 근간을 둔다.

테더는 투자자가 낸 미국 달러를 담보로 받아 가격을 안정화한 USDT라는 암호화폐를 제공하는 발행사다. 가격 변동성이 적다는 점과 법정화폐보다 편하게 코인 거래에 임할 수 있다는 점에서 비트코인의 거래쌍으로 거론된다.

실제 지난달 2일 12시 4100달러였던 비트코인 가격은 4500달러(2일 14시30분)로 오른 후 5200달러(4일 7시)까지 상승했을 때 USDT 거래량도 123억 달러에서 256억 달러로 올랐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졌던 암호화폐 침체기를 벗어나는 듯한 비트코인 반등세에 거래 참여자가 몰리면서 테더는 발행 이래 최고치를 경신했다.

반면 또다시 유착 의혹이 제기된 24일 이후 테더 가격은 한차례 요동쳤다. (이미지 출처 : 코인마켓캡)

테더 관련 구설수는 암호화폐 시장의 대표 악재 중 하나다. 지난해 2월 6월 미국 상원의원이 테더 관련 청문회를 준비한다는 루머가 퍼지자 비트코인 가격은 2500달러 이상 하락하기도 했다.

지난달 26일 불거진 ‘테더 악재’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뉴욕시 레티샤 제임스 최고법무책임자(NYAG)는 공문을 통해 “비트파이넥스 운영자들이 8억5000만 달러에 달하는 이용자 자금 및 기업 자금 손실을 숨기려고 테더 보유분을 유용한 것으로 확인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거래 플랫폼, 내부자와 고객 사이에 ‘이해관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아이파이넥스(iFinex)에 뉴욕법 위반 혐의를 부과했다.

글로벌 코인거래소 비트파이넥스의 운영사인 아이파이넥스는 테더 발행사의 지주사로 양사의 실소유자는 동일 인물이다. 끊이지 않는 양사의 이해상충 문제는 ‘테더가 비트파이넥스를 통해 가격을 방어했다’거나 ‘비트파이넥스가 테더 가격 하락장에 USDT를 대규모 환전했다’는 의혹으로 번지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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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이번 악재는 암호화폐 시장에 큰 타격을 끼치지 않았다. 다수의 스테이블코인이 ‘테더 악재’에도 굳건히 버텼다.

NYAG의 공문이 공개된 날 USDC는 오전 7시 4926만 달러에서 다음날 1억4851만 달러로 치솟았다. 같은 기간 팍소스 거래량은 9035만 달러에서 2억5332만 달러, TUSD 거래량은 6616만 달러에서 2억1330만 달러로 증가했다. 테더 가격은 26일 오전 7시 1.01달러에서 11시 0.98달러로 떨어졌다. USDT가 악재를 만나 대체 투자할 암호화폐가 늘어났다는 것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지난해 하반기 스테이블코인 시장 점유율은 이미 춘추전국시대를 맞았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12월 블록체인 데이터 분석사 다이어(Diar)는 보고서를 통해 “시장 초기 테더가 스테이블코인 시장 공급량의 94%를 차지했지만 최소 8개 경쟁화폐가 등장하면서 테더 점유율이 74%로 줄었다”고 강조했다.

3일 시총 29위 USDC의 가격과 거래금액. (이미지 출처 : 코인마켓캡)
3일 시총 33위 TUSD의 가격과 거래금액. (이미지 출처 : 코인마켓캡)
3일 시총 41위 Paxos의 가격과 거래금액. (이미지 출처 : 코인마켓캡)

업계에서는 법정화폐 기반 스테이블코인 중 신뢰를 얻는 쪽이 우위를 점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USDT는 잠깐 쓰기 편리하다”면서 “USDC의 경우 골드만삭스가 소유한 서클에서 발행하는 스테이블코인이니 리스크 헤징을 위해 보유하기 더 좋다”고 평가했다.

팍소스의 찰스 카스카릴라(Charles Cascarilla)는 암호화폐 전문 매체 더블록과의 인터뷰에서 “이 산업은 수십억 달러 자산이 거래되면서 라이선스나 규제 등록, 견제 장치도 없이 운영되는 스테이블코인과 코인거래소에 의존하고 있다”며 “이는 장기적으로 무모하고, 비즈니스에 좋지 않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앞서 TUSD 개발사 트러스트토큰의 라파엘 코스만 공동설립자는 성명을 통해 “TUSD를 발행할 때 최초로 에스크로 모델을 도입해 회사 자금과 TUSD가 연동된 달러를 분리, 제3의 신탁회사가 인증한 토큰 홀더에게 자금을 발행할 수 있는 권한을 돌렸다”며 “당시 이런 모델이 과하게 보였을 수 있지만, 토큰 홀더들에게 제공한 가장 강력한 법적 보호이자 신뢰를 형성하기 위한 필수적인 방식이었다”고 말했다.

썸네일 출처 : 셔터스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