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선택한 ‘블록체인 스타트업 4곳’…왜 투자했나 살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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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용, 그리고 사용성’. 삼성그룹이 투자한 곳을 살펴보면 삼성의 ‘블록체인 행보’를 짐작할 수 있다. 삼성은 2016년부터 블록체인 관련 스타트업에 투자해왔다. 기업투자 데이터 조회 사이트 크런치베이스(crunchbase)에 따르면 삼성벤처투자는 기업용 블록체인 솔루션 블로코에, 삼성넥스트는 보안업체 HYPR과 블록체인 스튜디오 대퍼랩스에, 삼성전자는 암호화폐 지갑 개발사 젠고에 각각 투자했다.

1.블로코, 국내 기업용 블록체인 솔루션 개발사

블로코(Blocko)는 2014년 국내에서 시작한 기업용 블록체인 솔루션(Baas, Blockchain-as-a-Service) 개발사다. 2015년 프라이빗(허가형) 블록체인 기반의 BaaS를 품은 ‘코인스택’이라는 제품을 출시했다. 이후 오픈소스 기반의 기업형 블록체인 아르고(Aergo)의 핵심 기술 파트너로 활동하고 있다.

이 회사는 2016년, 2018년 삼성그룹 산하 금융 관련 벤처캐피탈 삼성벤처투자로부터 자금 지원을 받은 국내 스타트업이다. 삼성벤처투자는 2016년 7월 15억 원을 들였고, 2018년 6월에는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 스파크랩스가 주도한 100억 원(890만 달러) 규모의 투자 유치에 참여했다.

블로코는 국내 여러 기업과 협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롯데카드의 블록체인 기반 생체인증 간편 로그인, 삼성카드의 전자서명 간편 로그인, 현대카드의 스마트 컨트랙트를 활용한 포인트 계산 등이다. 블로코 박헌영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지난해 서울대학교 블록체인 연구회 디사이퍼가 개최한 세미나 ‘디퍼런스’(DE-FERENCE)에서 “분권화, 토큰화, 검열 저항성, 인센티브 시스템에 대해 (기업이) 큰 매력을 못 느낄 수 있지만, ‘비가역성(irreversible)’은 보험과 같은 특정 서비스에서 필요로 한다”고 짚은 바 있다.

지난 17일 블로코는 아르고 메인넷을 공개하기도 했다. 아르고는 ID 인증, 문서 관리, 사물인터넷(IoT), 결제 등에 쓸 수 있는 범용 블록체인 플랫폼이다. 허가형 블록체인 환경에 비허가형 네트워크를 혼합한 하이브리드 구조를 특징으로 내세웠다. ‘비잔틴 장애허용 위임지분증명(BFT-DPoS)’ 합의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23개 대표 관리자(Block Producer)가 네트워크를 운영하는 식이다. 3분의2 이상의 관리자가 정해진 시간 내에 정해진 용량(블록)만큼의 네트워크 기록을 승인하면 나머지 관리자가 해킹이나 악의적 의사결정을 시도해도 분산 시스템 내 거래내역을 마감(finality)할 수 있다.

2.HYPR, 생체인증과 암호화 결합한 보안회사

미국 뉴욕에 위치한 보안회사 HYPR은 2014년 설립된 보안회사다. ‘비밀번호를 없애겠다’는 포부를 드러내며 등장했다. 생체인식 정보, 문자 및 숫자 비밀번호를 기업의 중앙 서버에 모아두는 게 아니라 비밀번호 주인이 소유한 기기에 암호화한 형태로 보관하는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했다.

이 회사는 2017년 10월 157억 원(1380만 달러)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해당 투자에는 삼성전자 산하 벤처투자 조직 삼성넥스트와 RRE벤쳐스, 마스터카드가 뛰어들었다. 당시 삼성넥스트는 공식 블로그를 통해 “HYPR의 솔루션은 고객의 신원정보를 하나의 포인트에 저장하기 보다 고객의 기기에 안전하게 저장하는 탈중앙화한 인증 방식을 적용했다”며 “기업은 이런 접근법을 적용해 해킹 공격을 줄이고, 가짜 인증을 막을 수 있다”고 투자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생체인증을 염두에 둔 투자라고 덧붙였다.

지난 12일 포브스는 “1380만 달러를 투자받은 HYPR은 2017년부터 2018년 사이 400% 이상 성장했고, 이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며 “미국 보안회사 시만텍의 경쟁자로 떠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마스터카드는 2017년부터 HYPR의 솔루션을 도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3.젠고, 편리하고 안전한 암호화폐 지갑

젠고는 임계치 서명(Threshold Signature)를 활용한 암호화폐 지갑이다. 임계치 서명은 여러 기기에 사용자의 개인 키를 분산하고, 필요에 따라 기기 간 통신으로 개인 키가 재조립돼 쓰이는 기술이다.

분산경제포럼(디코노미·Deconomy) 백종찬 오거나이저는 “기존 멀티시그(Multi-sig, 다중서명)는 여러 키가 존재하고, 그중 과반의 합의에 따라 암호화폐 전송이 이뤄진다”면서 “임계치 서명은 하나의 키를 분산하기 때문에 해커 입장에선 아예 해킹할 키가 존재하지 않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젠고의 전신인 케이젠(KZen)은 지난해 10월 벤손오크벤쳐스가 주축이 된 45억 원(400만 달러) 규모의 투자를 받았다. 이 투자에는 삼성넥스트가 합류했다. 이후 삼성전자는 이들이 개발한 암호화폐 지갑 젠고(ZenGo)에 45억 원(400만 달러) 상당의 펀딩을 추가로 마무리했다.

삼성넥스트는 케이젠에 투자했던 당시 블로그를 통해 “오늘날 암호화폐 소유자와 투자자는 중앙화 거래소가 자신의 디지털 자산을 지켜줄 것이라 믿거나 자체적으로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지갑을 관리해야 하는 까닭에 해커나 개인 키 분실 등의 고초에 노출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케이젠의 솔루션은 안전하면서도 굉장히 편리해 암호화폐 지갑 강화뿐 아니라 생태계를 확장할 기회도 갖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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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퍼랩스, ‘크립토키티’ 개발한 블록체인 스튜디오

대퍼랩스(Dapper Labs)는 기술회사인 동시에 블록체인에 대해 쉽고 편리하게 다가가는 스튜디오다. 2017년 이더리움 네트워크에서 디지털 고양이를 키우는 ‘크립토키티(CryptoKitties)’ 게임을 개발해 블록체인 업계에 대체불가능형 토큰(NFT)이라는 디지털 자산 트렌드를 형성하기도 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11월 삼성넥스트, 록펠러 가문 투자사 벤록(Venrock), 구글 모회사 알파벳의 벤처투자 조직 GV 등으로부터 170억(1500만 달러) 어치의 투자를 받았다. 크립토키티는 지난 2월 출시된 삼성전자의 갤럭시S10 블록체인 키스토어(계정 개인 키 보관)와 연결된 디앱 중 하나가 됐다.

크립토키티의 창립자이자 대퍼랩스의 최고마케팅책임자(CGO, Hyper Growth) 베니 지앙(Benny Giang)은 지난해 말 블록인프레스와의 인터뷰에서 “대퍼랩스는 할리우드, 스포츠 브랜드 등을 대상으로 블록체인을 교육한다”며 “이와 함께 기술과 사용자경험 모두를 고려한 툴(도구)을 개발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대퍼랩스가 대규모 투자를 유치한 배경에 대해서는 “블록체인 최초의 게임 크립토키티를 만들기도 했고, 수십억 명의 사람들에게 ‘즐거운 블록체인 경험’으로 가는 문이 될 것으로 봤다”고 답했다.

삼성넥스트는 블로그를 통해 “대퍼랩스는 상용화를 이끈 첫 분산형 애플리케이션(디앱) 크립토키티를 만든 곳이자 여타 개발자가 크립토키티와 연결되는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해 붙일 수 있도록 키티버스(KittyVerse)를 고안한 회사”라며 “기술 세계에 패러다임 전환이 다가오는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는 블록체인 프로토콜, 인프라 단위의 개선”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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