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돈돈 2019] 좋은돈·나쁜돈·이상한돈…암호화폐 시장 모인 돈 뜯어보니

[편집자주] 영화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은 이른바 ‘놈놈놈’이 무법천지 만주에서 정체 불명의 지도 한 장을 차지하기 위해 벌이는 추격전을 그린 작품이다. 영화는 지도에 표시된 도착점에 당도한 놈놈놈이 서로를 향해 총을 겨눈 후 끝이 난다. 이같은 줄거리는 블록체인·암호화폐 업계를 떠올리게 한다. 현재 이 업계에는 기술 상용화를 위해 팔을 걷어붙인 ‘좋은 돈’과 한탕을 노리고 사기 등을 일삼는 ‘나쁜 돈’, 그리고 정체불명의 백서 하나를 믿고 투자한 ‘이상한 돈’이 있다. 정부의 규제 손길이 미치지 않은 무법천지 시장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이들 돈돈돈은 올해 서로를 향해 총을 겨누고 있다. 투자 사기를 벌인 나쁜 돈은 법원을 향하고 있고, 말그대로 하얀 종이인 백서에 속은 이상한 돈은 차례로 쓰러지는 중이다. 좋은 돈은 현재까지 마땅한 상용화 사례를 찾지 못해 떠돌고 있다. 블록체인·암호화폐 업계의 올해 최후의 승자는 과연 누구일까. 그리고 정부의 규제 손길이 올해는 무법천지 시장에 닿을 수 있을까. <돈돈돈 2019>의 결말은 어떻게 될지 블록인프레스가 연중 기획으로 그려봤다.

암호화폐의 시작은 2008년 10월 31일 공개된 사토시 나카모토의 논문이다. 사토시 나카모토는 비트코인의 작동원리가 담긴 아홉 페이지 분량의 논문을 암호학 전문가, 프로그래머 등에게 보냈다.

당시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인한 미국발 경제위기가 전 세계로 퍼졌을 시기였다. 또 2009년 1월3일 비트코인의 첫 번째 블록(제네시스 블록)에는 ‘타임즈 1월 3일자, 은행들의 두 번째 구제금융을 앞두고 있는 U.K 재무장관(The Times 03/Jan/2009 Chancellor on brink of second bailout for banks)’이라는 문구가 새겨졌다. 비트코인의 탄생이 세계 경제위기와 무관하지 않다는 의미이다.

탈중앙화와 익명성이라는 비트코인의 특징은 정부와 기업 권력으로부터 프라이버시를 지키려는 사이퍼펑크 족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이로 인해 초기 비트코인의 이용자는 사이퍼펑크 족이 대부분이었다.

이로부터 10년의 시간이 흐르는 동안 비트코인은 사이퍼펑크 외에 일반 투자자들에게도 스며들었다. 특히 2015년 암호화폐에 스마트컨트랙트(계약을 실행 및 검증하는 컴퓨터 프로토콜) 기능을 추가한 이더리움의 탄생으로 이를 기반으로한 수많은 암호화폐 공개(ICO) 프로젝트가 생겨났다. 2017~2018년 2년간 생겨난 ICO 프로젝트는 3700개가 넘었다. 이들 프로젝트에 투자자가 몰려들면서 2017년 말부터 2018년 초까지 ICO 자금 조달액은 47억5000만 달러에 달했다. 그러나 이같은 광풍 뒤에는 ICO를 빌미로 한 다단계 및 사기 행위가 빈번하게 있었다. 또 프로젝트의 미진한 개발과 저조한 투자 수익률로 수많은 투자 피해자들이 양산됐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는 입을 꾹 다물고 있다. 올 초 오랜만에 등장한 정부는 “ICO 가이드라인 등을 제시하는 경우 투자 위험이 높은 ICO를 정부가 공인한 것으로 이해될 수 있다”며 또다시 등 뒤로 자리를 옮겼다.  

최근 암호화폐 가격은 2018년 1월 고점 대비 80~90% 주저앉았다. 당시 투자 열풍으로 7958억 달러(한화 910조 원) 규모를 기록했던 암호화폐 전체 시가총액은 1년 만에 1300억 달러(205조 원)로 미끄러졌다. 그간 어떤 돈들이 오고갔으며, 현재 누구의 돈이 남아있는 것일까.

올 들어서는 암호화폐 시장에 더 다양한 ‘돈’ 이야기가 등장하고 있다. 증권형 토큰(ST),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CBDC), 암호화폐 상장지수펀드(ETF), 자금세탁, 범죄 자금 수단, 고래들의 수상한 움직임 등등. 블록인프레스의 [돈돈돈 2019]에서는 암호화폐 시장에 있는 좋은 돈과 나쁜 돈, 그리고 이상한 돈의 흐름을 들여다볼 예정이다. 다음 편은 최근 시장 참여자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는 ‘비트코인 고래들의 수상한 움직임’에 대해 다룬다.  

지난해 말 사토시 나가모토의 것으로 알려진 계정이 9년 10개월만에 업데이트됐다. 8년간 아무런 트랜잭션이 없었던 비트코인 고래 계정은 일제히 분주하게 움직이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같은 기간 고래들의 지갑에서는 각각 3만 개의 비트코인이 옮겨졌다.  비트코인 고래들의 이같은 움직임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다음 편에서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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