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코노미] ‘프라이버시’로 뭉친 삼인방…”심지어 정부도 원한다”

“프라이버시는 정부뿐 아니라 모든 주체로부터 보호받아야 한다. 심지어 정부 또한 프라이버시를 원한다.”

5일 제2회 분산경제포럼(디코노미·Deconomy)의 마지막 무대는 ‘자유 산증인’ 필 짐머만 박사와 이더리움 창시자 비탈릭 부테린, ‘다크코인 명가’ 지캐시의 주코 윌콕스 최고경영자(CEO)가 꾸몄다. 1990년대 이메일 보안 소프트웨어인 PGP를 개발한 짐머만 박사와 탈중앙화 플랫폼을 지향하는 부테린, 그리고 익명성을 강조하는 지캐시의 수장 윌콕스의 공통점은 ‘프라이버시’로 모아진다. 이들은 현대사회에서 빈번히 침해받는 프라이버시 문제를 우려하며 프라이버시 보호 방법을 강구했다.

짐머만 박사는 “정부 기관이 자국민을 대상으로 벌이는 첩보활동에 깊은 우려를 느낀다”며 “자국민이 스파이로 낙인찍히는 상황 앞에서 우리는 다시금 프라이버시를 보호할 필요성을 느끼게 된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에 윌콕스 대표는 “프라이버시는 정부로부터뿐만 아니라 모든 주체로부터 보호받아야 한다”며 “참견과 협박을 일삼는 이웃으로부터 프라이버시를 지킬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자유 산증인’ 필 짐머만 박사와 이더리움 창시자 비탈릭 부테린, ‘다크코인 명가’ 지캐시의 주코 윌콕스 최고경영자(CEO)가 5일 제2회 분산경제포럼에서 ‘프라이버시’를 주제로 토론하고 있다.

프라이버시 논의는 개인 차원을 넘어 정부 기관에까지 뻗어나갔다. 정부 또한 프라이버시를 원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윌콕스 대표는 “요즘 각국 중앙은행이 암호화폐 기술을 참고해 정부가 통제할 수 있는 디지털화폐(CBDC)를 발행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면서 “정부 발행 화폐가 글로벌 차원에서 사용되길 원한다면 암호화폐 같은 글로벌 화폐가 낫다”고 주장했다.

짐머만 박사는 암호화폐 자체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의견을 내비쳤다. 암호화 기술이 암호화폐에만 한정적으로 사용된다는 지적이다. 그는 “암호화폐 개발자 중에서 소프트웨어 제작자는 별로 없다”며 “진짜 암호화폐를 만드는 사람은 암호화 방식 자체에 더 집중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부테린도 “암호화폐 한 곳에 관심이 집중돼 있다”고 동의했다. 그러면서 “(범위가 한정된) 블록체인 산업이란 말 대신 ‘디코노미'(분산경제)라는 말을 쓰면 어떻겠느냐”고 물어 청중의 호응을 샀다.

이들은 암호화 기술의 발전이 필요하다는 데 입을 모았다. 짐머만 박사는 “감시 기술이 확산되고 있지만 암호화 기술은 우리의 프라이버시를 보호할 만큼 충분히 성장하지 못했다”며 “암호화폐로는 충분한 보호를 받을 수 없으므로 사람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가려면 확장성과 변동성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부테린은 “암호화폐의 경우 암호화 기술을 실험해보기 좋은 테스트 그라운드”라며 “향후 암호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이 많이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