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코노미] “비트코인과 달라”…기업 간 오작교 자처한 블록체인, 누구?

기업을 상대하는 블록체인 연합이 삼파전에 돌입했다. 리눅스재단이 이끄는 하이퍼렛져, 이더리움기업연합(EEA), 그리고 블록체인 코르다(Corda)를 개발한 R3가 그 주인공이다.

5일 오후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제2회 분산경제포럼(디코노미·Deconomy)을 찾은 R3 리처드 겐달 브라운 최고기술책임자(CTO)는 “2018년 드디어 R3가 이 삼파전에 이름을 올렸다”며 “허가형 블록체인으로 R3가 전 세계 기업을 잇는 인터넷이 되겠다”고 밝혔다.

브라운 CTO는 IT산업에서 각 기업이 갇혀 있는 ‘최적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블록체인이 여러 이해관계자가 얽힌 비즈니스에서 커뮤니케이션 비용을 줄이고 효율성을 높인다”면서 “오로지 기업 내에서 시스템을 구축하는 프로세스를 최적화하던 방식에서 나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2016년 출범한 R3 입장에선 제삼자, 중앙관리자 없이 여러 사람이 하나의 컴퓨터 환경을 관리하며 서로 거래한다는 아이디어에 기회가 있으리라 봤다”고 설명했다.

5일 오후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제2회 분산경제포럼을 찾은 R3 리처드 겐달 브라운 최고기술책임자(CTO)가 강연하고 있다.

R3의 플랫폼은 비즈니스에 산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설계된 것으로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퍼블릭 블록체인과는 다르다. 그는 “은행의 삶을 편하게 하려고 비트코인이 생긴 게 아닌 것과 같다”며 “거래하는 당사자만 거래내역을 보고, 비즈니스 개발자들이 쓰는 프로그램 언어를 이해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 데이터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이 블록체인 연합은 전 세계 기업을 연결하는 ‘기업형 블록체인’으로 자리잡겠는 걸 목표로 한다. 기업용 블록체인은 개별 기업을 최적화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이 작동하는 방식 자체를 최적화한다는 뜻이다. 그는 협조융자를 예로 들며 “대기업이 큰 규모의 대출을 진행할 때 여러 은행이 협업해야 하는데, 이 경우 소프트웨어 자체는 문제가 없더라도 기업 간 커뮤니케이션에 비효율성이 있다”고 말했다.

기업형 블록체인과 퍼블릭 블록체인이 공존하고, 융합해야 한다는 주장도 잇따랐다. 브라운 CTO는 “스위스 증권거래소 식스(SIX)와의 협업을 통해 암호화폐 공개(ICO), 증권형 토큰 공개(STO)를 넘어 그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 디지털자산 거래소를 만들고 있다”며 “거대 자산을 토큰화하는 플랫폼이 돼 퍼블릭 세계와 공존 및 융합하는 시대를 열 것”이라고 밝혔다. 또 “코르다 세틀러(Settler) 기능을 통해 기존 국제송금망 스위프트와 연동하는 등 작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개발한 솔루션이 큰 문제를 해결할 때 만족감을 느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