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코노미] “정부 뒷방침 필요” vs “충분한 검토 필요”…국회 입장은

원희룡 제주도지사, 송희경 국회4차산업포럼 공동대표, 민병두 국회 정무위원회 위원장, 정병국 국회 4차산업 특별위원회 위원장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들은 4일 오전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제2회 분산경제포럼(이하 디코노미·Deconomy)에 참석해 블록체인 및 암호화폐 규제를 놓고 맞섰다. ‘정부의 뒷받침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주류를 이룬 가운데 일부 의원은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세웠다.

이날 토론의 사회를 맡은  분산경제포럼 조직자 한승환 대표는 “블록체인 기술업체는 혁신성에도 불구하고 규제 샌드박스 심의에서조차 미뤄지고 있다”며 “입법관들이 기술을 이해하고 현실적인 정책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운을 뗐다.

이에 민 의원은 “정부가 암호화폐 산업에 대해 규제 일변도의 정책을 고수해온 것은 사실”이라며 “지난 1년간 국민은 충분한 예방 백신을 맞았고, 이제는 규제를 열어줄 때가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G20 자금세탁 방지안과 규제 샌드박스 법안이 통과된 상황에서 블록체인 사업만 불허하는 건 모순”이라며 “정부도 이 점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소프트웨어 개발자 출신인 송 의원도 “블록체인이 아무리 혁신 기술이라고 해도 제품과 서비스로 활성화되려면 정부의 뒷받침이 필요하다”며 “입법적 측면이 따라와주지 않으면 기술은 제자리걸음을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 송희경 국회4차산업포럼 공동대표, 민병두 국회 정무위원회 위원장, 정병국 국회 4차산업 특별위원회 위원장이 4일 오전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제2회 분산경제포럼에 참석했다.

정부가 실험적으로 정책을 밀고 나갈 것을 주문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원 지사는 “블록체인 산업에서 암호화폐는 킬러 상품인데, 정부는 암호화폐를 지적하고 블록체인을 좋아한다”며 “’노 리스크, 노 게인’이라는 말을 기억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따라가기 전략을 취할 때는 조심스러워도 좋지만 앞서 가기 전략을 취할 때는 지금 같은 속도로는 꽝”이라며 “정부가 제주도를 암호화폐 특구로 지정해 준다면 제한된 형태로 젊은 이들이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산업을 실험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정 의원은 미래학자 엘빈 토플러의 말을 인용해 “법은 1마일, 정책은 3마일, 기술은 100마일로 간다는 말에 동의한다”면서 “법을 집행하고 관리하는 입장에서는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충분한 검토 없이 만드는 법안이 오히려 기술 발전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다만 “현업 대표들과 정무 관계자들이 비공개 라운드 테이블을 열고 네 차례에 만나 상당히 많은 부분을 진척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패널들은 블록체인 및 암호화폐 관련 법적 가이드라인을 제공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민 의원은 “청와대 경제수석, 국회 규제상임위원회와 긴밀하게 이야기하고 있다”며 “블록체인 산업 가이드라인 제정 문제가 관료의 타성에서 비롯되는 것인지, 국회의 무지 때문인지 확인하며 병목현상을 반드시 풀어내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또 정 의원은 “현행법과 체제에 따르면 암호화폐는 유사화폐로 볼 수 있다”면서 “법적 가이드라인을 잘 제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