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코노미] ‘비트코인 교과서’ 저자 안토노풀로스 “암호화폐, 굳이 필요한가”

4일 오전 ‘제2회 분산경제포럼'(디코노미·Deconomy)의 문을 연 이는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마스터링 비트코인>의 저자 안드레아스 안토노풀로스다. 외부 강연에 응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진 그는 이날 한국을 찾아 암호화폐가 굳이 필요한 것인지 의문을 던졌다.

안토노풀로스는 “한국처럼 금융시스템과 재무시스템이 발달한 국가에 정말 암호화폐가 필요한지 의문”이라며 “한국에 부는 암호화폐 붐은 독특한 현상이자 수수께끼”라고 말했다. 이어 “국가마다 암호화폐를 수용하는 이유가 각기 다르다”며 “초점은 시스템과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의 여부”라고 강조했다.

안드레아스 안토노풀로스가 4일 오전 ‘제2회 분산경제포럼’에서 강연하고 있다.

안토노풀로스는 올초 아르헨티나에 다녀온 이야기를 소개했다. 중남미, 남아프리카, 동남아시아처럼 금융 환경이 열악하고 환율이 불안정한 국가는 암호화폐가 기존 화폐의 대안이 될 수도 있겠다는 설명이다.

그는 “한국은 환율도 안정적이고 금융시스템도 잘 작동하며 등기소 같은 공증시스템도 갖춰져 있다”며 “개도국도 아니고 레거시 시스템도 탄탄한 곳에서 암호화폐 붐이 부는 걸 보니 국가마다 암호화폐와 블록체인을 수용하는 이유가 확실히 다른 것 같다”고 전했다.

그는 암호화폐 수용의 이유를 변화에서 찾았다. 안토노풀로스는 “십수년 전 팩스가 보편화되고 잘 작동하고 있던 시절 인터넷 기반의 이메일 시스템이 등장했을 때 사람들은 왜 이메일을 써야 하는지 이해하지 못했다”며 “기존 시스템과 약간 달라졌을 뿐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런 작은 변화가 모여 새로운 혁신을 이룰 수 있다는 게 중요한 포인트”라고 강조했다.

그는 “아직은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기술이 미미하고 그 필요성도 이해하기 힘들지만, 이 기술은 현재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하는 단계”라며 “기존의 시스템을 모방하되 궁극적으로 현재의 중앙화 시스템은 구현하지 못하는 방향으로 기술이 발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