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가수는 내 손으로” 소셜프로듀싱 시대…아이돌 팬덤 열광할 ‘이 기술’은?

팬덤은 진화하고 있다. 자신이 좋아하는 가수 집 앞을 서성이던 모습에서 이른바 ‘최애캐'(가장 좋아하는 아이돌 멤버)를 선택해 투표하고, 자발적으로 홍보하는 주체로 거듭났다. 최근 막을 올린 Mnet의 아이돌 육성 프로그램 ‘프로듀스101 시즌4’(이하 프듀)와 글로벌 팬덤 ‘아미’(ARMY)의 전폭적인 지지 속에서 세계적인 스타가 된 BTS(방탄소년단)이 그 대표적인 예다. 디지털 세상에서 ‘내 가수 키우기’를 통해 팬덤은 적극적인 기여자로 변모했다. 팬덤에 맞춰 기술도 진화하는 이유다.

‘소셜 프로듀싱’의 시대를 맞은 아티스트와 팬은 최근 블록체인과 토큰에 주목하고 있다. 블록체인, 토큰 등으로 무장한 새 플랫폼은 국경과 소속사를 넘어 팬들이 마음껏 내 가수를 만나고, 팬덤 커뮤니티를 키우도록 돕는다. 캐스팅 및 오디션, 인기투표를 투명하게 진행하고, 토큰을 통해 어느 나라의 팬이든 쉽게 아티스트를 지원하는 식이다. 한정판 굿즈, 공연 티켓 선 예약 등의 팬덤 활동도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거치는 추세다.

스노우엠은 소셜 엔터테인먼트 플랫폼 ‘스노우메이커스‘를 개발 중이다. 스노우메이커스는 팬이 캐스팅 및 트레이닝, 음반 제작과 음원 유통 및 홍보 등의 전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블록체인 기반 앱이다.

스노우엠 박승훈 대표는 “소셜 프로듀싱을 통해 여러 국가에 흩어져 있는 팬덤 커뮤니티가 블록체인 기반 플랫폼을 통해 글로벌하게 연결돼 규모의 경제를 이룰 수 있다”며 “내가 좋아하는 가수의 오디션, 타이틀곡 작업 등등의 전반적인 과정에 팬이 디지털의 형태로 다양하게 참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 회사의 박찬재 최고전략책임자(CSO)는 “팬이 적더라도 아티스트의 활동이 지속될 수 있는 시스템이어야 한다”며 “좀 더 쉽게, 재미 있게, 다양한 보상 시스템으로 사용자가 팬이 되도록 끌어당기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스노우메이커스 플랫폼 로드맵. (image : snowmakers)

구독자 900만 명을 보유한 케이팝 미디어 케이스타라이브(KstarLive)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포인트, 한정판 굿즈, 팬클럽 등급제 등 팬덤에 존재했던 인센티브를 디지털화하고 있다.

케이스타라이브의 김석인 이사는 “실험적으로 발행하고 있는 토큰에 한정판 콘텐츠나 티켓팅 선 예약, 내 가수가 참여하는 시상식 참석 및 투표 등등 팬을 우대하는 방향의 여러 선택지를 늘려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트와이스’라는 이름의 팬 계정은 트와이스 관련 커뮤니티 활동에 주력하고 있다”며 “이 팬은 비교적 최근 활동을 시작했음에도 ‘덕심’을 발휘해 코인 활성유저 3위권 안에 들어온 사례”라고 소개했다.

이 회사의 김태형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지금 운영하는 서비스에서도 종종 사용자가 먼저 ‘우리 아티스트에 대한 이 뉴스 보도를 해달라’고 피드백하고 각 채널을 체크한다”며 “더 예쁜 이미지를 써달라며 자기가 찍은 사진을 먼저 제공하는 등 팬덤은 열심히, 그리고 철저히 활동한다”고 전했다.

최근 기업용 블록체인 솔루션 루니버스와 손잡은 달콤소프트의 행보도 이와 같은 선상에 있다. 달콤소프트는 모바일 리듬 게임 ‘슈퍼스타’ 시리즈와 BTS, 엑소(EXO) 등 유명 아이돌을 결합해 글로벌 1600만 사용자를 얻은 개발사다. 한 IT 업계 관계자는 “이미 달콤소프트의 ‘슈퍼스타 BTS’, ‘슈퍼스타 SM’ 시리즈의 경우 매번 앨범이 나올 때마다 한정 구매할 수 있는 카드를 지급하고 있다”며 “분산형 애플리케이션에서 자주 언급되는 NFT(대체불가능형 토큰, non-fungible tokens)와 유사한 형태의 굿즈나 한정판 콘텐츠는 이미 팬심을 움직이는 ‘가치’가 있다”고 설명했다.

블록체인이 팬과 아티스트 간의 지원과 소통을 투명하게 만들어 줄 수 있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IT 컨설팅사 에이블랩스 윤준탁 대표는 “소셜미디어 기반으로 평소에도 팬이 아티스트를 후원하고 이름을 알리는 데 기여하는 선순환이 블록체인이나 토큰 인센티브 등을 갖춘 플랫폼으로 구현될 수 있다”며 “블록체인 기반이라면 (투명성 논란이 일었던) 문자투표 결과에 대한 시비도 줄고, 권한(ownership) 자체가 팬 기반으로 분산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스노우엠 박 대표는 “소셜 프로듀싱이 플랫폼 단위로 가능하려면 동기부여와 투명성, 공정함이 갈수록 중요해진다”며 “팬이 주된 기여자 역할을 할 때 플랫폼은 공연, 음반 및 굿즈 제작 등을 연결하는 컨시어지 서비스를 하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image : 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