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가현의 499人터뷰] 세계 1위 코인거래소 시작에 ‘그녀’가 있었다… 바이낸스 공동설립자 허이

거래량 기준 글로벌 1위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Binance)’, 중국의 대표 암호화폐 거래소  ‘오케이코인’(OKcoin). 이 세계적인 암호화폐 거래소들의 시작에는 한 사람이 있다. 바이낸스 공동설립자이자 최고마케팅책임자(CMO)인 허 이(He Yi)다.  

그는 빼어난 외모와 다양한 경력으로 중국 블록체인 산업 여성들의 롤모델로 손꼽힌다. 교사로 처음 사회에 진출한 이는 중국관광방송에 캐스팅 돼 2년간 여행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중국 동영상 스타트업 이샤 테크놀로지(Yixia.com)의 부대표를 역임하며 상품마켓을 관리하고, 중국의 최대 라이브 스트리밍 서비스 ‘이즈보’를 출시하기도 했다.

암호화폐 산업에 처음 발을 들인 건 2014년이다. 당시 오케이코인의 공동설립자로 시장에 진입한 후 중국 유명 리얼리티쇼 ‘온리유(Only You)’에 출연해 암호화폐 홍보대사 역할을 해왔다. 이 경력을 바탕으로 2017년 창펑 자오 대표와 함께 바이낸스를 설립했다.  

[김가현의 499人터뷰]의 세 번째 주인공은 바이낸스의 공동창업자 허 이다. 이번 인터뷰는 핀테크 허브 래티스80의 ‘글로벌 핀테크 여성리더 100인’에 선정된 GBIC 및 Block72의 이신혜 파트너가 진행을 맡았다. GBIC는 미국, 중국, 한국에 기반한 크립토 펀드이며 Block72는 GBIC의 컨설팅 자회사이다. 이번 인터뷰는 중국어로 진행됐으며, 이 파트너가 실시간으로 영어와 한국어로 인터뷰 내용을 통역했다.

바이낸스 허 이 인터뷰 호스트 GBIC&Block72 이신혜 파트너

이신혜(이하 이) : 바이낸스를 창업하기까지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인물은 누구인가요.

허 이(이하 허):동료인 창펑 자오 대표입니다. 자오 대표가 없었다면 ‘세계 1위 회사를 만들겠다’는 용기는 없었을 것 같아요. 그는 오케이코인과 이샤테크놀로지에서 제가 성장할 수 있도록 많은 기회를 줬어요. 한 마디로 저를 이끌어준 선배예요.

이 : 블록체인 산업은 평생 종사하고 싶은 곳인가요.

허 : 한 사람의 인생은 길고 삶의 과정마다 중요한 단계가 있다고 생각해요. 솔직히 제가 평생을 바칠 정도의 산업인지는 모르겠지만 확실한 것은 제가 있는 곳에서 최선을 다해 잘 해내야 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는 거예요. 그래서 바이낸스도 단순한 창업이 아니라 역사를 만들어가는 과정에 있다고 생각해요. 스타트업 역사상 바이낸스 만큼 단기간에 세계 일류 기업으로 성장한 곳은 없었습니다. 지금까지의 경험과 데이터, 결과물을 보면 바이낸스가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냈다는 것을 알 수 있죠.  

이 : 암호화폐 산업에 들어오지 않았다면, 지금 무슨 일을 하고 있을까요.

허 : 저는 다양한 산업에서 일해왔고, 많은 경험을 했어요. 심리상담, 대학교 강사, 아나운서 일을 했고 그 과정에서 배우가 될 기회도 있었어요. 결과적으로는 블록체인 업종을 선택하게 됐죠. 창업을 좋아하기 때문에 ‘디지털 화폐 산업에서 새로운 일을 시작해봐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제가 이 산업에 들어왔던 2014년에는 블록체인이 흔히 말하는 ‘잘 나가는’ 분야는 아니었어요. 그래도 지금 되돌아보면 최고의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여행프로그램으로 서울타워를 찾아 사진을 찍은 허 이

이 : 블록체인 업계에는 여성들이 많지 않습니다. 이 산업에서 여성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요.

허 : 우선 블록체인 종사자 중에서는 아시아 여성이 유럽과 미국 여성보다 더 많습니다. 이들이 블록체인 분야에서 발전하며 영향력을 키워가는 모습을 볼 수 있어요. 이는 매우 좋은 현상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블록체인 업계의 여성을 ‘꽃병’(꽃을 주인공, 꽃병을 부수적인 존재로 보는 중국의 관용적 표현)으로 보는 시각이 있어요. 2014년 사람들이 저를 ‘꽃병’에 비유했을 때 외모에 대한 칭찬인 줄 알았어요. 일을 하다 보니 그 의미가 아니라는 것을 알았죠. 타인의 평가에 신경을 쓸 필요 없어요.  

‘여자는 기술에 대해 잘 모른다’는 시각도 여전해요. 우리는 이런 상황을 타파하기 위해 시간을 투자해서 블록체인 전문지식이나 기본 개념을 숙지해야 해요. 자신만의 원동력을 통해 계속 공부해 나가야 하죠. 여성이라고 해서 경쟁할 때 양보하지 않아요. 성별이 비즈니스에 있어서 플러스나 마이너스 요인이 된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실력으로 승부해야 합니다.

이 : 바이낸스 이야기로 돌아가죠. 최근 바이낸스체인 테스트넷, 덱스, 런치패드를 잇따라  출시해 주목을 받았습니다.

허 : 바이낸스 체인과 바이낸스 덱스는 오랫동안 준비해온 프로젝트예요. 2017년 말에서 2018년 초에 출시하기로 했었는데, 당시 시기적으로 좋지 않다는 판단에 중단했습니다. 시장이 회복세에 들어설 때까지 기다리다가 프로젝트를 발표했어요. 현재는 시장 거품이 점차 해소돼 가고 있는 시기로 접어들었어요. 인터넷 산업을 보면 닷컴버블이 해소될 시기에 아마존, 알리바바, 텐센트, 페이팔 등 세계적인 인터넷 기업이 탄생했죠. 지금이 비슷한 시기라고 봤어요. 바이낸스도 회복세로 들어서는 시기에 발전 가능성이 있는 프로젝트를 선보이며 일류 기업으로 발돋움하겠다는 생각이었죠.  

이 : 거래소 토큰 공개(IEO) 플랫폼인 바이낸스 런치패드의 프로젝트 선정 기준이 궁금합니다.

허 : 런치패드와 바이낸스의 상장 기준은 기본적으로 세 가지예요. ‘프로젝트를 이끄는 팀이 이 산업을 진심으로 믿고 장기적으로 밀고 나갈 힘이 있는가’, ‘팀에 풍부한 경험이 있는가’, 그리고 ‘팀이 기술적으로 극복한 것과 비장의 무기가 있는가’ 등 입니다. 세 가지 기준에서 통과되면 팀 멤버들의 신용정보 등을 평가하고, 비즈니스 또는 커뮤니티 모델이 형성된 상황을 체크합니다. 모든 프로젝트의 장단점이 각기 다르기 때문에 평가기준도 달라져요.

바이낸스가 프로젝트를 선정할 때 유리한 점이 있다면 선택의 폭이 크다는 거예요. 그리고 상장 과정에 긴 시간을 투자했고 풍부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전문적으로 프로젝트를 판단할 수 있죠. 가격을 정하는 데 있어서도 소규모 거래 플랫폼보다 발언권이 세죠. 바이낸스는 1000만 명의 이용자를 보유하고 있어요. 프로젝트가 1000만 이용자와 연결되려면 프로젝트 가격을 낮출 필요가 있어요.  

이 : 일각에서는 런치패드의 성공 요인으로 바이낸스를 꼽습니다. IEO 트렌드 덕이 아니라 바이낸스가 했기 때문에 성공했다는 것이죠.

허 : 런치패드는 아직 성공하지 않았고, 발전하는 과정이라고 말하고 싶어요. 이 과정에서 업계 관계자들과 이용자들의 많은 조언과 의견이 필요하고요.

얼마 전 웨이보에서 ‘IEO개념을 제시한 사람이 누구냐’는 물음에 ”바이낸스 아니냐”는 답이 게재된 것을 봤어요. 바이낸스는 그저 우리가 해야 할 일을 한 것뿐이에요. 하락장에 훌륭한 프로젝트를 지원해서 자금과 이용자를 유치하도록 도왔죠. 또 현재 런치패드 위에 올라가는 프로젝트는 시장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이용자에게 많은 혜택을 제공하고 있어요. 즉 이용자와 프로젝트, 플랫폼 모두가 혜택을 누리는 구조예요. 좋은 비즈니스는 모두가 혜택을 누리는 모델이지, 플랫폼이나 프로젝트만 이익을 취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이용자가 손해를 본다면 그들은 존재하지 않겠죠.

지난해 블록체인 파트너스 서밋에 방한한 바이낸스 팀(사진 = 블록인프레스)

이 :  최근 바이낸스코인(BNB)이 암호화폐 시가총액 7위 자리를 차지했습니다. BNB의 가격과 가치를 만들어낸 요소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허 : 바이낸스의 거래 플랫폼이 가져다준 BNB의 자체 가치입니다. 이용자들은 거래 수수료를 지불할 때 BNB를 사용해 할인받을 수 있어요. 애플리케이션이 확장돼 업계에 가치를 창출하고, 바이낸스 생태계 시스템이 구축되고 있는 것도 가치를 만든 요소입니다.

바이낸스 자선재단(BCF)에는 BNB가 바이낸스의 자산시스템이고, 바이낸스 인포나 바이낸스 런치패드, 바이낸스 덱스에는 하나의 가스(Gas)로 작용할 수 있어요. 바이낸스 시스템 내외부에 BNB를 사용할 수 있는 영역이 많기 때문에 그에 맞는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죠.

이 : 바이낸스 월렛인 ‘트러스트 월렛’(Trust Wallet)이 신용카드를 통한 암호화폐 구매를 지원하는 등 최근의 행보가 눈에 띕니다. 올해 바이낸스의 주력 사업은 무엇인가요.

허 : 바이낸스는 ‘가치의 유동성을 실현시키자’는 데 책임감을 갖고 있어요. 우리의 비전은 블록체인 업계의 기반이 되는 것이고, 가치관 측면에서는 이용자를 보호하려고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공정한 거래 플랫폼을 만들어야 해요. 그래서 바이낸스는 올해 새로운 비즈니스를 만드는 것보다 진행 중인 비즈니스를 더 잘 만들어 나가는 데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요. 바이낸스는 지난 1년간 바이낸스 인큐베이팅, 바이낸스 자산펀드, 바이낸스 리서치, 바이낸스 아카데미, 바이낸스 인포(Binance Info) 등 계획했던 생태계를 거의 다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올해는 이를 테스트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이 : 한국을 좋아하고, 한국 시장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어요. 한국 진출 계획도 있을까요.

허 : 저는 한국을 매우 좋아합니다. 한국에서 여행 프로그램을 촬영한 적도 있고, 남산 서울타워에서 찍은 사진도 있어요. 한국은 바이낸스에 있어 중요한 시장이에요. 중국 속담 중에 ‘좋아하는 여자가 있으면 그 사람에 대해 더 신중해진다’는 말이 있어요. 한국도 중요하게 생각하는 곳이라 더 신중하게 접근하려고 해요. 현재 한국에 대한 연구 및 조사를 진행하고 있어요. 한국 시장에서 발전할 기회가 주어졌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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