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 환경 맡겨라”…아마존에 큰소리 친 블록체인 서비스 정체는?

블록체인이 생활 속으로 들어온다. 숙박 및 여행 커머스 플랫폼 ‘야놀자’부터 방탄소년단(BTS) 게임으로 알려진 ‘슈퍼스타(SuperStar)’까지 쟁쟁한 플레이어들이 블록체인 시장에 등판했다. 이들의 공통점은 국내 기업용 블록체인 서비스(Blockchain as a Service, BaaS)인 ‘루니버스’를 활용한다는 점이다. 루니버스는 두나무 산하의 블록체인 전문 연구소로 시작한 람다256의 컨소시엄 블록체인이다. 람다256은 올해 두나무로부터 독립했다.

BaaS는 개발 환경부터 블록체인 관련 요소 기술(elementary technology)까지 제공하는 소프트웨어 공급 서비스를 일컫는다.

루니버스는 19일 오전 서울 역삼동 GS타워에서 정식으로 출사표를 던졌다. 람다256 박재현 소장은 “자체 암호화폐 ‘루크’(LUK)를 발행해 내부 생태계 형성에 나설 것”이라며 “여러 분산형 애플리케이션(디앱)과 기술 파트너를 통해 글로벌 진출을 노리는 ‘블록체인계 아마존’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국내 파트너사로는 야놀자와 슈퍼스타를 개발한 달콤소프트 외에도 클라우드 컴퓨팅사 메가존이 있다. 또 해외 파트너사로 아마존과 논의 중이라고 밝혀 눈길을 끌기도 했다.

루니버스 정식 런칭 기자간담회를 진행하는 람다256 박 소장.

◆ 루니버스 파트너사, 야놀자부터 아마존까지?

루니버스는 ‘파트너십’을 강조했다. 기업의 블록체인 기반 서비스 개발을 돕는 소프트웨어 서비스이기에  디앱, 요소 기술 개발사 등과 함께 성장하겠다는 뜻이다. 해외 진출을 위해서도 기존에 자리잡은 로컬 파트너와 적극적으로 손을 잡겠다고 피력했다.

이날 공개된 루니버스의 디앱 파트너사는 글로벌 1600만 사용자를 보유한 리듬 게임 ‘슈퍼스타’를 개발한 달콤소프트, 야놀자, 기부플랫폼 체리, 환자 커뮤니티 플랫폼 휴먼스케이프 등이다.

람다256 박광세 비즈니스 리드는 “한국 시장에서 검증되면 해외로 자연스레 전파되는 것처럼 블록체인 서비스도 야놀자를 포함한 트래블 코인 관련 연합(트래블얼라이언스)와 같이 한국에서 용례를 만들어 글로벌로 전파하는 게 최선의 전략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루니버스의 파트너십은 해외로도 확장시킬 계획이다. 박 소장은 “루니버스가 직접 해외 오피스를 차려서 움직이는 방식보다는 해외 파트너사와 적극적으로 이야기하고 있다”며 “이미 아마존과도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 아마존 프리미엄 파트너로 출범한 메가존은 클라우드 컴퓨팅사로 루니버스와 기술 파트너 제휴를 맺은 상태다.

루니버스가 제공하는 기술을 활용한 디앱은 메타마스크 등의 추가 확장자나 별도의 암호화폐 지갑을 내려받는 번거로움에서 벗어날 것으로 보인다. 박 리드는 “애플, 구글, 스팀이 플랫폼 중개 수수료로 30%를 가져간다”며 “루니버스 디앱스토어는 기존 수수료 정책보다 더 적게 책정하고, 고객사에 혜택이 돌아가는 방향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자체 토큰 루크의 사용처를 설명하는 박 소장.

◆ 자체 토큰 발행해 결제는 ‘예스’, ICO는 ‘노’

루니버스 생태계를 연결하는 자체 토큰 루크에 대한 계획도 공개됐다. 루크는 자체 생태계에서 네트워크 유지, 결제, 사용료 청산 등을 위한 유틸리티 토큰으로 쓰일 예정이다. 코인거래소 상장이나 암호화폐 공개(ICO)보다 토큰 분배 및 유통에 집중한다는 후문이다. 파트너사 지원에도 루크가 활용된다.

루크의 총 발행 개수는 100억 개로 루니버스 네트워크 내 트랜잭션 비용, 네트워크 검증인(밸리데이터, validator) 보상, BaaS 서비스 사용료, 생태계 확장 전략, 결제 수단 등에 사용된다. 박 소장은 “루크는 유틸리티 토큰으로 ICO나 상장 없이 내부에서 유통하고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리드는 “신용카드 등으로도 기본 결제가 가능하지만, 루크 결제에서 더 다양한 혜택을 주는 토큰 이코노미를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발행 수량의 30% 이상은 루니버스 파트너사 지원 프로그램에 쓰인다. 박 소장은 “오라클, 샤딩, 보안시스템과 프라이버시 등 요소 기술을 개발하거나 여행, 소셜네트워크, 물류, 게임 및 엔터테인먼트 등 생활 밀착형 서비스를 육성하는 데 루크를 사용한다”며 “초기 블록체인 기술 및 서비스 기업을 대상으로 최대 5억 원의 개발비를 지원하고, 유망 블록체인 기업에는 최대 50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루크 가격은 시장 조정에 따라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박 소장은 “유틸리티로 먼저 선보인다”며 “루크의 가치 기준은 우리가 임의로 잡을 수 없다”고 짚었다.

“아마존은 클라우드라는 소프트웨어 서비스 사업으로 전체 수익의 약 74%를 거두고 있다”

◆ “사장님은 사업에만 집중하세요”…루니버스 큰 그림은  

생활에 맞닿아있는 디앱 서비스를 지원하는 게 람다256의 큰 그림이다. ‘사장님은 사업에 집중하고, 서비스 개발 환경은 루니버스가 제공하겠다’는 전략이다. 박 소장은 “소프트웨어 환경은 CD룸 같은 설치형에서 아마존 웹서비스(AWS)와 같은 서비스형으로 옮겨왔다”며 “루니버스는 디앱 서비스 개발에 필요한 요소 기술까지 제공하는 BaaS 2.0을 선보여 2022년까지 ‘블록체인계의 아마존’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중의 BaaS가 클라우드 인프라를 통해 블록체인을 맛보는 것에 그쳤다면, 루니버스는 블록체인을 활용하는 디앱에 필요한 개발 환경까지 고려하겠다고 나섰다. 람다256 오재훈 최고기술책임자(CTO)는 “블록체인 디앱을 개발하려면 블록체인 자체에 대한 지식도 많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스마트 컨트랙트 언어, 블록 생성 구조, 트랜잭션 조회 등을 모두 학습하는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기존 웹 개발자도 간단하게 블록체인 디앱을 만들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박 소장은 “루니버스는 관리형(managed) 블록체인의 형태로 서비스 개발사들이 블록체인 관련 소프트웨어를 손쉽게 설치 및 운영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한다”며 “삼성전자의 ‘갤럭시S10’ 키스토어처럼 로컬 기기에 저장되는 개인 키를 BaaS를 통해 별도로 관리해주는 유저 매니지먼트 서비스도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