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 ASIC 벗어나기 본격화…채굴 전쟁 ‘현재진행형’

이더리움 코어 개발자들이 ASIC을 거부하는 작업증명(PoW) 알고리즘인 ‘프로그래매틱 작업증명(ProgPoW)’를 적용하기로 합의했다.

ASIC(Application Specific Integrated Circuit)은 특정 용도에 최적화한 주문형 반도체이다. 암호화폐 업계에선 네트워크 관리자(채굴자)가 연산 작업을 통해 블록체인을 유지할 때 각각 합의 알고리즘에 맞춘 칩으로 활용한다. 이런 까닭에 ASIC 채굴기는 기존 그래픽처리장치(GPU) 채굴 절차보다 성능과 전력 효율 면에서 우수하다. 그러나 채굴 과정이 특정 소수에게 집중되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비판을 받는다.

17일(현지시간) 암호화폐 전문 매체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이더리움 코어 개발자들은 ProgPoW가 ASIC의 장점을 상쇄할지에 대해 재논의했다. 개발진 중 한 명인 그렉 콜빈(Greg Colvin)은 “이미 수개월 전 여러 번 다뤘던 주제로 다시 돌아가는 데 염증이 난다”며 “GPU파와 ASIC파 사이의 논쟁이 아니라 그저 새 알고리즘에 취약점이 없는지가 중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해당 알고리즘은 지난 1월부터 거론됐다. 당시 이더리움 코어 개발진은 2월 제삼자로부터 알고리즘 감사를 받기로 하고 반ASIC 알고리즘 도입을 연기한 바 있다.

ASIC에 대한 논쟁은 이더리움만의 문제가 아니다. 지난해 지캐시 재단 또한 공식 성명을 통해 “ASIC 채굴을 막는 연구와 개발을 동시에 진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중국 거대 채굴업체 비트메인이 지캐시용 ASIC 채굴기를 공개했다.

지난 9일 모네로는 네트워크 업그레이드 차원에서 진행한 하드포크(체인 분리) 과정에서 ASIC을 우회하는 코드를 새로 도입했다. 모네로의 바이너리페이트(Binaryfate) 개발자는 코인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반ASIC 모네로는 네트워크 탈중앙화를 적절하게 보장하기 위한 것”이라며 “프로젝트의 목표 중 하나가 대체 가능한 화폐(fungible currency)인 만큼 소수만 채굴에 참여하는 등의 검열(censorship)에서 벗어나는 게 중요하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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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네로의 경우 반ASIC 하드포크로 인해 한때 네트워크를 유지하는 컴퓨터 자원의 비율(해시레이트)이 80% 가까이 떨어지기도 했다. 작업증명의 경우 다수의 관리자가 컴퓨터 자원을 동원해 분산원장을 동기화하는 게 중요하다. 즉, 해시레이트 감소는 네트워크 보안이 취약해진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실제로 지난 1월 이더리움클래식은 네트워크 근간이 흔들리는 해킹 공격을 받았다. 당시 암호화폐 침체의 여파로 채굴업체와 이더리움클래식용 ASIC이 줄어들면서 소규모 채굴단지를 노린 공격자들에 블록체인이 노출됐다는 주장이 잇따랐다. 이에 바이너리페이트 개발자는 “작업증명 합의 알고리즘이 바뀐 시점에서 전과 후를 곧바로 비교할 수 없다”며 “도리어 네트워크의 탈중앙성이 보안에 좋은 지표”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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