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테린과 루비니, 자존심 내걸고 붙는다…내달 디코노미에서 누가 승기 잡을까

루비니 교수(출처;

‘닥터둠’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와 ‘이더리움 창시자’ 비탈릭 부테린이 내달 한국을 찾는다. 지난해 트위터를 통해 설전을 벌였던 두 사람은 내달 4일 제2회 분산경제포럼(디코노미)에서 직접 얼굴을 맞대고 끝장 토론을 펼칠 예정이다. 토론 주제는 ‘암호화폐의 본질적 가치의 지속가능성’이다.

두 사람은 각각 암호화폐 부정론과 긍정론을 대표하는 인물이다. 일각에서는 두 사람의 맞장 토론이 암호화폐 업계의 역대 최고 타이틀전으로 기록될 것으로 보고 있다. 루비니와 부테린, 두 사람이 걸어온 길을 정리하며 내달 있을 토론 내용을 전망해봤다.

◆ 루비니, 닥터 둠의 등장

2006년 9월7일 국제통화기금(IMF)의 경제학자들이 모인 자리. 루비니는 경제 위기의 먹구름이 미국에 드리웠다고 경고를 날렸다. 그는 지난 40~50년을 통틀어 평생에 다신 없을 주택 시장의 붕괴가 헤지펀드, 투자은행 등 주요 금융기관을 산산조각 낼 것이라는 발언을 이어갔다. 2007년 미국이 맞이할 경기 후퇴는 2001년보다 더 끔찍하고 오래 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미국이 2002년 이후 양적완화, 금융 규제완화 정책을 시행하는 과정에서 수익에 눈이 먼 은행들이 우량하지 못한 신용등급자에게도 무분별한 대출을 감행했고, 이로 인해 경제 전반에 거품이 끼게 됐다고 지적했다.

자리에 있던 경제 전문가들은 루비니의 암울한 진단에 회의적이었다. 당시 미국 인플레이션율과 실업률은 최저치였고, 경제 지표는 호조세였기 때문이다. 국제금융기구(IMF)의 프라카시 라운가니 경제학자는 루비니 발언에 대해 “미친 사람이 하는 소리 같았다”고 회고했다.

좌: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 우: 프라카시 라운가니 현 IMF 이사(출처 : 유튜브)

그러나 루비니의 예언은 현실화됐다. 2007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미국을 강타했다. 채무불이행자의 수가 늘어났고, 주식시장은 폭락했다. 고용은 감소세를 이어갔다. 그해 2월 루비니는 월가의 투자은행 중 한 곳 이상이 파산할 것이라고 경고했고, 정확히 6주 뒤 85년의 역사를 지닌 베어스턴스가 무너져내렸다. 다음 해 메릴린치, 리먼브라더스마저 줄줄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이로 인해 그에게는 ‘닥터 둠’이라는 별명이 생겼고, 경제학계의 스타덤에 올랐다. 2009년에는 타임지가 꼽은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00인에 오르기도 했다.

루비니는 ‘거품 경제’에 민감한 사람이었다. 2008년 경제위기의 주범 중 하나로 ‘그림자 은행’을 짚은 그였다. 그림자 은행이란 제약에서 자유로워 마구잡이식 대출로 수익을 올리는 은행을 뜻한다. 은행의 과다한 주택담보대출이 집값 거품을 부추긴 결과가 경제위기의 주요 원인이라는 설명이다. 루비니는 거품 뒤에 반드시 위기가 온다는 사실을 알려왔다. 그리고 그의 저격은 지난해 초 가격 거품 논란의 중심에 선 비트코인으로 향했다.  

◆ ‘프로그래밍 천재’ 이더리움 창시자 부테린

부테린은 암호화폐 전체 시가총액 2위 이더리움의 창시자이다. 그가 이더리움을 개발했을 때 고작 21살이었다. 갓 대학생이 됐을 나이다. 그는 2011년 소수의 컴퓨터 개발자들만 관심을 보였던 비트코인을 처음 접한 뒤 암호화폐에 빠져들게 된다. 운명이었을까. 같은 해 비트코인 매거진을 공동 창간한 후 본격적으로 비트코인 관련 주제로 여러 가지 글을 쓴다. 수학, 프로그래밍, 경제학에 재능이 있던 부테린에게 비트코인은 등장 배경이나 기술 측면에서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그는 연구와 기고를 이어가던 도중 비트코인의 근간 기술인 블록체인이 은행 없이 개인 간 거래하는 P2P 플랫폼 이상의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느꼈다.

비탈릭 부테린 이더리움 창시자 (출처: 비즈니스 인사이더 유튜브)

결국 그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구현할 수 있는 플랫폼을 떠올렸고, 이 아이디어를 담아 이더리움을 개발했다. 2013년 이더리움 백서를 발표하고, 2014년 7월 이더리움 재단을 공동 설립했다. 크라우드 펀딩으로 6000만 개 이상의 이더리움을 판매하는 데 성공하기도 했다. 이더리움 서비스를 정식으로 시작한 것은 2015년 7월30일이다.

스물이 갓 넘은 부테린은 전 세계 IT 업계 사람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2014년에는 포브스와 타임지가 공동 주관하는 ‘신기술 분야의 노벨상’ 월드 테크놀로지 어워즈에서 페이스북의 마크 주커버그 대표를 제치고 IT 소프트웨어 부문 수상자로 선정됐다.

◆ 두 거물, 제2회 디코노미서 맞붙는다

두 거물의 논쟁은 루비니와 이더리움 공동창업자 조셉 루빈과의 토론으로부터 시작됐다.

루비니는 지난해 5월10일 열린 ‘유동성 회담 2018’(Fluidity Summit 2018)에서 루빈에게 “암호화폐 업계는 채굴의 중앙화, 거래소의 중앙화, 개발 과정의 중앙화, 부의 중앙화라는 네 가지 중앙화 요소를 갖고 있다”며 “중앙화로 인한 불평승 지수가 북한보다 훨씬 심하다”라며 비난했다. 

유동성 회담(Fludity Summit 2018) 영상. 10분 25초부터 암호화폐 ‘중앙화’에 대한 루비니의 신랄한 비판이 시작된다. 

이어 그는 트위터를 통해 “비탈릭과도 한 판 붙고 싶다”며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러면서 “비탈릭과 루빈은 이더리움을 사전 채굴한 사기꾼들”이라며 “이더 전체 물량의 75%를 채굴해 순식간에 억만장자가 됐다”고 공격했다.

이에 부테린은 트위터에서 “내가 지금부터 2021년 사이에 금융위기가 올 것이라고 예측해 보겠다”며 “딱히 그렇게 생각해서가 아니라 나중에 금융위기를 예측한 전문가로 이름을 날릴 가능성이 25% 정도는 생길 테니까”라며 루비니를 비꼬았다. 이는 지난해 9월 루비니가 경제매체 마켓워치에 기고한 ‘2020년까지 금융위기가 올 수밖에 없는 열 가지 이유’라는 글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루비니 교수는 기술적인 문제도 꺼내들었다. 그는 “2013년부터 지분증명(PoS)을 약속했고 우리는 확장성, 탈중앙성, 안전성을 갖춘 시스템을 기다리고 있다”면서 “하지만 (부테린이 주장한) 트릴레마 원칙이 일관적이지 않은 것처럼 그건 불가능하다”고 역공했다.

비탈릭은 답글을 통해 “트릴레마는 절대로 불가능한 게 아니다”라며 “세 개 모두를 달성하는 게 어려울 뿐”이라고 응수했다. 그러면서 “기본적인 설계는 다 됐으며 이제 개발 단계에 있다”고 전했다.

소셜미디어를 통해 불꽃 튀기는 언쟁을 벌였던 두 거물은 내달 4일 오전 제2회 디코노미에서 수천 명의 관중이 지켜보는 가운데 맞장 토론을 벌일 예정이다. 이번 디코노미는 내달 4~5일 양일간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다. ‘금융’과 ‘기술’이라는 두 개의 큰 축을 중심으로 루비니, 비탈릭을 비롯해 <마스터링 비트코인(Mastering Bitcoin> 저자 안드레아스 안토노풀로스, 국제통화기금(IMF) 싱가포르 책임인 조첸 슈밋만, 이메일 암호화 기술 PGP 개발자  필 짐머만, 캐나다 중앙은행 수석연구원 프란시스코 리바데네이라, 코넬대 교수 에민 권 시러 등 글로벌 금융기관 관계자 및 학자들도 디코노미에 참석한다.

디코노미 티켓은 메인홀 행사와 기업 부스를 관람하는 ‘일반 티켓’(11만 원)과 기업 부스만 볼 수 있는 ‘부스 티켓'(1만1000원), 메인홀과 기업 부스를 관람하고 VIP 네트워킹 만찬과 공식 애프터파티에 참석할 수 있는 ‘VIP 티켓'(112만 원)으로 구성된다. 티켓은 온오프믹스에서 ‘신청하기’ 버튼을 눌러 구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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