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모스 상륙] 분산 노드로 디도스 방어 나선 ‘오딘 네트워크’…코스모스 가족 된 사연은   

[편집자주] 한 지붕 세 가족이 탄생했다. 코스모스는 지난 6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비즈니스 밋업에서 ‘검증인’과 ‘암호화폐 지갑’, ‘BaaS‘(기업용 블록체인 서비스) 등 세 가족을 소개했다. 코스모스는 전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프로젝트 중 하나이다. 다양한 블록체인을 연결해 상호 운용성을 높이려는 ‘색다른’ 목적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3세대 블록체인’ 또는 ‘블록체인의 인터넷’이라고 불린다. 블록인프레스는 이제 막 태동한 코스모스의 성장기를 미리 그려보기 위해 세 가족의 대표를 만나봤다. 세 번째 편은 보안과 네트워크 환경 개선을 목표로 하는 오딘 네트워크이다.

보안 업계의 숙원은 ‘디도스(DDos, 분산 서비스 거부 공격) 방어’이다. 디도스란 여러 곳에 분산된 공격자가 특정 시스템을 향해 동시에 패킷(데이터 전송 단위)을 쏴 해당 시스템을 마비시키는 공격이다. 수백 기가바이트의 패킷이 한 곳에 집중되면 과부화가 일어나 서비스가 중단된다. 고속도로에서의 병목현상을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여러 곳에서 동시에 공격해오는 디도스를 분산 방어하면 어떨까. 블록체인은 공격을 방어할 수 있는 노드가 분산돼 있다. 그렇다면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디도스를 방어할 수 있지 않을까. 오딘 네트워크의 남현우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이 같은 아이디어를 떠올린 후 회사를 설립했다. 남 대표는 보안 인프라 관리를 대신해주는 기업용 블록체인 서비스(BaaS)를 제공한다.

Q. 오딘 네트워크의 설립 배경은 무엇인가.

1996년 대학원 졸업 후 20여 년 이상 정보보안 업계에서 일했다. 연구소장이나 최고기술책임자(CTO)로 근무하며 네트워크 관련 연구개발에 주력하다가 지난해 오딘 네트워크를 창립하게 됐다. 창업 계기는 디도스 방어였다. 수십만 개로 분산된 공격을 막을 방법은 분산 방어밖에 없다고 생각했지만, 이들을 막을 방어 노드를 확보할 뾰족한 수가 떠오르지 않았다. 그러다가 블록체인을 통해 노드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이르게 됐다.

오딘 네트워크의 공동창업자인 이대승 최고운영책임자(COO)는 ‘후진국의 열악한 네트워크 환경을 개선할 수 있다면 젊은이들의 인생을 바꿀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이 역시 충분한 노드 확보가 관건이었는데, 블록체인 리워드 방식을 이용하면 후진국에도 저렴하게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 봤다. 이러한 생각을 모아 지난해 3월 회사를 설립하게 됐다.

Q. 오딘 네트워크의 핵심 기술과 서비스는 무엇인가.

대표적으로 분산 노드 간 데이터 교환을 효율적으로 만들어주는 네트워크 가속 기술과 개인 간(P2P) 통신 기술이 있다. 일반적으로 집에서 인터넷 사용 계약을 할 때, 1기가바이트나 500메가바이트 단위로 계약한다. 그러나 손실이 발생하기 때문에 보통 계약한 단위의 70~80%밖에 사용하지 못한다. 그러나 오딘이 갖고 있는 네트워크 가속 기술은 ‘전송 제어 프로토콜’(TCP)을 최적화해서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한다. 유휴 인터넷 자원을 90%까지 쓸 수 있게 해주면 네트워크 환경이 훨씬 쾌적해진다.

지난 6일 여의도 코스모스 비즈니스 밋업에서 설명 중인 남현우 대표

Q. 블록체인을 통해 아이디어를 실현할 수 있을까.

여러 곳에 흩어져 있는 블록체인 노드를 분산 방어 네트워크로 활용한다면 디도스 같은 분산 공격을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예전에는 분산 방어 네트워크를 구현할 방법이 없었지만 블록체인을 활용하면 신뢰할 수 있는 사용자를 모르고 합당한 보상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유휴 자원을 공유해주는 전 세계의 노드에게 가장 효율적으로 보상을 줄 수 있는 방법이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전송 가능한 토큰이라고 봤다. 노드 간의 신뢰를 위한 P2P 통신을 하는 데도 블록체인이 활용될 수 있다. 기존에는 상태를 업데이트하고 자료를 주고받는 과정에서 주위 노드들에게 계속 물어봐야 했다. 하지만 블록체인 노드들의 신뢰성이나 상태를 올려두면 실시간으로 정보를 파악할 수 있어서 부담을 줄일 수 있다.

Q. 왜 코스모스인가.

코스모스는 구조적으로 탈중앙거래소(DEX)를 만들거나 우리가 원하는 형태의 블록체인을 만들기가 편하게 설계되어 있다. 코스모스는 블록체인 코어 엔진인 ‘텐더민트’와 블록체인  제작 도구 모음인 ‘코스모스 SDK’가 있어 코스모스 네트워크상에서 간편하게 블록체인을 구축할 수 있다. 일종의 프라이빗 블록체인이라고 보면 된다. 이렇게 만들어진 블록체인을 나중에 코스모스 허브에 연결해 다른 블록체인과 상호호환시킬 수도 있다. 오딘 네트워크는 플랫폼 자체를 만드는 회사는 아니니까 어떤 플랫폼이든지 구조적으로 튼튼하고 좋으면 선택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그런데 기술적으로나 우리의 사업구조로나 수십만 개의 노드를 블록체인에 얹어서 관리할 수 있는 자체 블록체인을 만들기에는 코스모스가 적절하다고 본다. 그래서 우리는 코스모스를 기반으로 ‘오딘 체인’을 만들었다. 현재 오딘 체인은 작동하고 있으며 텔레그램 기반 암호화폐 지갑인 루나그램도 우리의 오딘 체인 위에서 돌아가고 있다. 오딘 체인에 우리의 네트워크 보안 기술과 유휴 자원 공유 기술을 접목하면 시장을 개척할 수 있을 것이라 보았다. 

Q. 유휴 인터넷 자원을 모아서 쓰는 방법도 궁금하다.

사용자가 오딘 포트라는 기기를 인터넷에 연결해 오딘의 P2P네트워크에 접속하면 유휴 자원을 공유할 수 있다. 이를 우리가 모아 구축한 가상의 데이터는 콘텐츠 배달 네트워크(CDN)와 가상사설망(VPN), 그리고 디도스 방어 솔루션 등의 서비스에 이용된다. 또 네트워크에서 발생한 수익은 참여자들에게 배분된다. CDN을 예를 들면 유휴 자원을 유튜브나 넷플릭스 같은 범용망 콘텐츠 서비스(OTT) 기업에게 제공하는 방법이 있다. 인터넷으로 동영상 콘텐츠를 서비스하는 곳은 CDN이라는 서비스를 쓴다. 콘텐츠 업체가 동영상 상품을 사용자에게 배달하기 위해 직접 테라바이트 단위씩 인터넷에 가입하기엔 비용이 많이 든다. 그래서 여러 CDN 회사들에 아웃소싱을 준다. 오딘 네트워크는 유휴 인터넷 자원을 모아 CDN을 탈중앙화하면 훨씬 효율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지금은 사용자들의 유휴 네트워크 자원을 오딘에서 취합해 필요한 회사들에 제공하는 형태로 가겠지만, 서비스가 자리를 잡으면 궁극적으로는 공급자와 수요자가 직접 연결될 수 있는 P2P 마켓플레이스를 만드는 것도 목표로 하고 있다.

Q. 유휴 자원의 공유 대가는 무엇인가.

토큰 이코노미에 대한 구체적인 그림은 그리지 않았지만 다양한 방법을 고려 중이다. 초기에는 현금과 같은 직접적인 보상 형태가 될 것이다. 추후에는 스테이블 코인으로 보상하거나 수익의 일부를 적립해  리워드 풀에서 토큰 개수에 따라 배분하는 방법도 있다. 궁극적으로는 P2P 마켓플레이스를 구축해 제공하고자 하는 네트워크 자원의 가격을 시장 수요에 따라 정하는 형태를 그리고 있다.

선릉 오딘 네트워크 본사에서 이대승 최고운영책임자(COO), 남현우 최고경영자(CEO), 지명근 전략파트너십 담당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Q. 대용량 데이터를 사용자에게 전달할 인프라 개발이 만만치 않을 것 같다.

쉽지 않다. 블록체인이라는 새로운 플랫폼 위에서 1년여간 서비스를 개발해보니 하나부터 열까지 구축하는 건 매우 복잡하고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향후 한국에서도 블록체인 서비스를 하고 싶어하는 회사들이 많아지면 블록체인 인프라 구축과 운영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생겨날 것이다. 과거 클라우드 서비스가 등장할 당시 기존 회사들이 시스템을 클라우드로 옮기는 과정에서 서비스 구축과 운영을 도와주는 매니지드 서비스 공급자(MSP) 업체들이 생겨났다. 오딘은 코스모스 존을 운영하면서 프라이빗 센드(Private send)처럼 기업 간 거래(B2B) 서비스에 필요한 모듈을 개발하거나 개념증명(PoC)을 개발할 예정이다. 필요하다면 기업을 위해 코스모스 기반으로 별도 서버 및 보안 인프라도 대신 구축하고 운영해줄 예정이다.

Q. 앞으로 오딘 네트워크의 목표는 무엇인가.

오딘의 기술은 데이터 푸어와 같은 취약 계층이나 IT 인프라가 취약한 개발도상국에 기여할 수 있다. 회사 구성원 중에서는 소셜임팩트에 관심이 있어 B4GS(blockchain for good society)그룹을 운영하는 직원도 있고, 스팀 블록체인을 이용해 개발도상국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실험해보는 직원도 있다. 최근에는 ‘들꽃청소년세상’이라는 단체와 연계해 데이터 접근성이 취약한 이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프로세스를 구축하고 있다. 오딘을 통해 사회에 의미를 전달할 수 있는 블록체인이란 무엇인지 보여드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