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은 지금 ‘세그윗2x’ 전쟁중

“BTC1을 다운로드 하세요.” 이 한 줄의 문장에서 모든 일이 발생했다.

사건은 비트페이(BitPay)의 블로그에서 시작됐다. 비트페이는 비트코인 세그윗2X(Segiwit2X)을 대비하기 위해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가 필요하다는 내용의 글을 작성했다. 하지만 글에 BTC1을 다운로드 하라는 문장이 포함되면서 이 글은 비트코인 진형을 두 개로 나누는 거대한 분쟁의 방아쇠가 되었다.

비트페이가 ‘비트코인 코어(Bitcoin Core)’가 아닌 ‘BTC1’을 지지했다는 소식은 비트코인 커뮤니티를 강타했다.  비트코인 코어는 전체 네트워크의 3분의 2가 사용하는 가장 많이 사용되는 비트코인 소프트웨어 이다.

BTC1 소프트웨어를 다운로드 할 것을 명시한 비트페이가 그 의미를 충분하게 설명하지 않았기 때문에 분쟁은 점차 격렬해졌다. 어떤 비트코인 소프트웨어를 사용할 것인지는 전체 비트코인 네트워크의 호환성 문제와 직결된다. 호환성 문제가 심화될 경우 비트코인이 두 개의 다른 비트코인으로 나눠질 수도 있기 때문에 이는 비트코인 경제와 생태계에 매우 중요한 문제이다.

BTC1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블록체인 기술 커뮤니티는 매우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라이트닝 네트워크의 창설자 타지 드라이자(Tadge Dryja)는 “BTC1은 악성 코드라고 밖에 볼 수 없다.” 라고 말하며, 비트페이의 블로그 글이 “정확한 사실을 전달하고 있지 않고, 이는 매우 위험하다.” 라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비트페이가 고객들의 혼란을 유도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블로그 글을 올렸을 가능성도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비트코인을 둘러싼 이념 싸움이 이제 표면으로 들어 날 정도로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BTC1은 몇몇 채굴자, 회사, 개발자들의 내부적인 합의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비트코인 소프트웨어이다. 그들은 BTC1이 대다수 비트코인 사용자들의 목소리를 반영해서 만들어진 소프트웨어라고 밝혔다. BTC1의 핵심은 비트코인의 블록사이즈를 증가시키는 것이다.

현재 BTC1는 11월에 도입 예정이다. 만약, 11월 까지 비트코인 코어와 BTC1 진영 사이에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비트코인 캐쉬(Bitcoin Cash)와 같은 또 다른 비트코인이 만들어진다.

내부 분쟁의 문화

비트코인 코어 개발자들은 비트페이 사건 이후 BTC1 총괄 개발자 제프 가르직(Jeff Garzik)을 비트코인 코어 깃허브(GitHub,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개발 플랫폼)의 개발자 명단에서 제외했다. 물론 가르직은 이미  2014년 이후 비트코인 코어 개발에 참여하지 않았지만, 의미는 명확하게 전달됐다.

비트코인 지지자들은 BTC1를 지지하는 비트코인 기업들이 비트코인을 상업적인 목적에 맞게 고치려는  의도가 있다고 주장했다. 비트코인 코어 지지자들은 가르직을 ‘정치인’이라고 부르며, 비트코인 개발 커뮤니티를 떠나야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BTC1을 찬성하는 이들은 비트코인 코어 개발자들이 얼마나 변화에 꽉 막혀있는지 보여주는 사례라고 반론했다.

위험! 위험!

두 진영의 논쟁 중 가장 첨예한 대립을 보인 분야는 보안 분야이다. 각 진영은 상대 진형이 비트코인을 자신들의 이념을 지키기 위해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 중 가장 논쟁이 되는것은 ‘리플레이 프로텍션(replay protection)’이라는 기능이다.

만약에 BTC1이 독자적으로 하드포크를 진행해서 비트코인이 두 개로 나눠지는 경우, 유저와 회사들이 보유한 비트코인이 리플레이 공격(replay attack)을 통해 탈취당할 가능성이 생긴다.

비트코인 코어 개발자들은 이러한 위험성을 방지하기 위해서 세그윗2X를 추진하는 이들이 리플레이 프로텍션 기능을 추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논쟁의 흐름은 지난 7월 이더리움에서 이더리움 클래식이 떨어져 나왔던 사건을 떠올리게 한다.

몇몇 개발자들은 BTC1 소프트웨어가 고의적으로 리플레이 프로텍션 기능을 추가하지 않았을 수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리플레이 프로텍션을 추가하지 않음으로 BTC1이 비트코인에서 만들어진 결과물이 아닌, 비트코인이 업그레이드 버전인 것 처럼 보이려 한다는 것이다.

BTC1의 지지자들이 많은 유저들이 BTC1을 도입할 것이고, BTC1을 제외한 비트코인은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에 BTC1 지지자들을 향한 의혹은 줄어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평화와 이해

블록체인 업계에서 두 진영의 입장 차이를 좁히려 노력하는 움직임 또한 있다.

BTC1을 지지하는 비트코인 지갑 회사 자포(Xapo)의 테드 라저(Ted Rogers) 회장은 비트코인 코어 진영은 BTC1의 세그윗2X 도입 의도를 지나치게 왜곡하고 있다는 말했다.

라저 회장은 “BTC1 진영은 양 측의 입장 차이를 줄이고자 지속적으로 여러 가지 시도를 하고 있다.”고 말하며, “BTC1 진영 또한 세그윗2X가 도입된 비트코인이 진정한 비트코인이라고 억지를 부리는 것보다, 이는 시장이 결정하게 두고 봐야한다.”고 주장했다.

11월이 다가올수록 비트코인 세그윗2X를 둘러싼 논쟁은 더욱 뜨거워질 것이다.

이러한 논란에 대해 트위터의 한 유저는 “만약에 비트코인의 방향성을 회장들 몇 명이 모여서 결정할 수 있다면, 정부 또한 그렇게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비트코인은 죽은 것과 다름 없다.”라고 말하며, 비트코인 커뮤니티에서 발생하는 논쟁은 당연한 과정임을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