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심’ 돌아간 블록체인 전문가들, 바이낸스 컨퍼런스서 찾은 답은?

2017년 말에서 2018년 초 고공행진하던 암호화폐가 긴 침체기에 접어들었다.

이로 인해 열풍에 가까웠던 암호화폐와 블록체인에 대한 관심도 사그라들고 있는 모양새다. 고요한 새해를 맞은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업계 관계자들은 ‘지금이 근본적으로 산업을 들여다 볼 수 있는 기회’라고 말한다. 이 기회를 처음 잡은 것은 글로벌 거래량 기준 1위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다.

바이낸스는 지난 19일부터 22일까지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샌즈 컨벤션홀에서 ‘바이낸스 블록체인 위크'(Binance Blockchain Week)를 열였다. ‘산업을 만들어간다'(BUIDLing)는 의미의 바이낸스 SAFU 해커톤을 열고, 블록체인 및 암호화폐 전문가들이 모여 토론하는 ‘바이낸스 컨퍼런스'(Binance Conference)를 마련했다.

이번 컨퍼런스에는 바이낸스를 비롯해 리플(Ripple), 이토로(eToro), 네오(NEO), 트론(Tron), 테크크런치(마이클 애링턴), 서클(Circle), 이더리움재단, 컨센시스(Consensys), R3, 디코노미(Deconomy), 피넥터(Finector), 시그넘 캐피털(Signum Capital), FBG 캐피털 등 세계적인 블록체인 및 암호화폐 업체의 관계자들이 자리했다.

Vincent(FBG) – John ng(Signum) –

컨퍼런스의 막을 올린 것은 바이낸스의 창펑 자오(Changpeng Zhao) 대표였다. 그는 2017년 말 비트코인 가격이 폭등했던 시기를 언급하며 “그때는 명백히 가격적인 면에서 과하게 올랐다고 생각한다”며 “이 때문에 간략한 백서로 이뤄진 프로젝트 등 수많은 사람들이 이 산업에 뛰어들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하락장 속에서도 이 산업에 대한 굉장한 확신이 있다”며 “이 산업은 훨씬 커질 것이고 우리는 그때를 대비해서 언제든지 적응할 수 있도록 미리 준비해 놔야 한다”고 당부했다.

Michael Arrington(Arrington XRP Capital)

이어 ‘확장 가능한 비즈니스 구축’ 패널 세션에 참석한 테크크런치 설립자이자 애링턴XRP캐피털의 설립자인 마이클 애링턴은 비즈니스가 확장되기 위해 무엇보다 ‘사람’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로 인해 투자를 진행할 때도 설립자 등 일하는 사람을 가장 먼저 본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애링턴은 “비즈니스 플랜보다 사람이 도덕적인지, 그리고 위기가 닥쳤을 때 이겨낼 수 있는 구성원들이 있는지가 중요하다”며 “좋은 구성원을 한 명씩 모아서 좋은 팀을 꾸리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힘든 시기를 극복하고 세계적인 농구 스타가 된 마이클 조던을 예로 들며 “무언가를 하려고 할 때 장기적으로 이를 믿고 지켜봐줄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Tory Reiss – Richmond Teo- JJ  Peterson- Jack Liu – Pomp

◆ 스테이블 코인, 만능 해결책인가

이번 컨퍼런스에서는 올해 암호화폐와 블록체인 업계의 주요 키워드로 꼽히는 ‘스테이블 코인’을 들여다보는 시간도 마련됐다. 미국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에 상장돼 이슈가 된 골드만삭스 투자사 서클과 트루USD(TUSD)의 트러스트 토큰, 팍소스 스탠다드 토큰 등 대표 스테이블 코인의 관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들은 ‘스테이블 코인이 암호화폐 가격 하락을 막을 수 있는 궁극적인 해결책인가’에 대해 논의했다.

폼프(POMP)라는 트위터 아이디로 유명한 모건 크릭 디지털의 창립자 안토니 폼플리아노는 “지금까지 대부분의 사람들이 금을 기반으로 자산을 보호했다면 블록체인은 이를 훨씬 더 근본적인 방법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클의 잭 리우(Jack Liu) 아시아 상무이사는 “자유시장에 있는 사람들은 훨씬 더 규제되고 프라이버시에 집중한 스테이블 코인을 원하는 경향이 있다”며 “산업이 더욱 확장되기 위해서는 정부도 세이프가드를 만들 수 있는 안정성이 기반돼야 한다”고 말했다.

가격 변동성이 높은 암호화폐로는 산업 확장이 어렵기 때문에 스테이블 코인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특히 베네수엘라와 같이 인플레이션이 극심한 국가는 법정화폐에 대한 신뢰가 낮아 더욱 스테이블 코인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또 ‘2019년은 스테이블 코인의 해’라는 말에 대해서는 “비트코인 가격이 오르면 비트코인의 해가 될 것이고, 비트코인 가격이 내리면 스테이블 코인의 해가 될 것”이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Ye Song – Sarah Nabaa – Antony Lewis – Patrick Yeo-Jeff Paik

◆ 기업의 블록체인 도입, 어디로 가고 있나

세계적인 블록체인 컨퍼런스인 분산경제포럼 ‘디코노미'(Deconomy)의 주최자인 백종찬(Jeff Paik) 씨의 사회로 ‘기업의 블록체인 도입, 어디로 가고 있는가’ 세션이 진행되기도 했다.

백씨는 “기업에서 블록체인을 도입한다고 하는데 아직까지 눈에 보이는 결과물이 없다”며 “전자사전을 개발하는 대신 스마트폰을 만들어서 그 안에 모든 것이 들어갈 수 있게 한 것처럼 블록체인도 하나의 옵션인데 전체인 것처럼 방향을 잘못 잡은 것은 아닌지 고민해 봐야 한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패널 세션을 진행중인 디코노미 백종찬 오거나이저

이에 글로벌 금융 블록체인 컨소시엄 R3의 안토니 루이스(Antony Lewis) 리서치 이사는 “관점의 차이인 것 같다”며 “프론트엔드 이용자에게는 눈에 보이는 결과물이 없겠지만, 백엔드에서는 유의미한 결과물들이 나오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는 “관점에 따라 지금 당장 눈에 보이는 결과물이 없다는 전제가 잘못된 것일 수도 있다”고 발언했다.

아마존 웹서비스(AWS)의 예 송(Ye Song) 솔루션 아키텍트 수석 매니저는 “아마존 웹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수많은 블록체인 기업들이 있다”며 퍼블릭 블록체인 플랫폼 비체인(Vechain)이 실제 물류나 유통에서 활용되고 있는 사례를 예로 들었다.

또 현재 기업의 블록체인 도입 단계에 대한 물음에는 “올해 대표적인 유즈 케이스들이 나올 수 있는 해가 될 것”이라며 “2019년은 굉장히 중요한 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