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폭락부터 첫 유죄 판결까지’…올 한해를 달군 암호화폐 이슈 10가지

올해 블록체인·암호화폐 업계는 다사다난(多事多難)한 한 해를 보냈다. 비트코인 가격 폭등과 폭락, ‘김치 프리미엄’의 생성과 종말, 암호화폐 거래소의 첫 유죄 판결, 비트코인캐시 하드포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규제 행보 등 한 마디로 다이내믹했다. 블록인프레스는 한 해의 끝자락에서 올해 독자들의 시선을 끌었던 ‘올해의 뉴스 톱10’을 꼽아봤다.

1.올초 ‘김치 프리미엄’ 등장…하반기엔 모습 감춰

지난해 12월 전 세계적으로 암호화폐 투자 붐이 일었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었다. 심지어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에선 ‘한국 프리미엄’ 혹은 ‘김치 프리미엄’을 목격할 수 있었다. 김치 프리미엄은  한국 거래소에서 암호화폐 거래 가격이 국제 시세보다 높게 형성되는 현상을 말한다.

김치 프리미엄은 올 상반기 암호화폐 투자자들에게 주요한 키워드였다. 지난 1월 한국 프리미엄으로 인해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가격은 시세 차트 분석 사이트 코인마켓캡에서 제외됐다가 재반영되기도 했다. 이 현상을 노린 일본인이 한국에 입국, 비트코인 매도 후 금괴 68kg을 매입해 출국한 사건이 있었다.

(블록인프레스 1월30일자 기사 코인마켓캡 가격 지표에 한국 거래소 다시 반영)

(블록인프레스 11월23일자 기사 김치 프리미엄의 종말…힘 빠진 비트코인)

2.법무부 “거래소 폐쇄해야”…테더 청문회 루머까지

올 상반기 가장 뜨거운 이슈는 1월11일 박상기 법무부 장관의 암호화폐 거래소 폐쇄 관련 발언이다. 당시 박 장관은 “암호화폐 거래소를 통한 거래를 금지하는 법안을 준비 중”이며 “거래소 폐쇄까지 목적으로 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해당 발언으로 인해 암호화폐 시장은 큰 폭으로 추락했다. 2100만 원 선에서 거래되던 비트코인 가격은 1750만 원까지 밀려났다. 일부 암호화폐 투자자는 당시의 하락장을 두고 ‘박상기의 난’이라고 일컫기도 했다.

이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가상화폐’ 관련 청원이 급증했다. 지난해 12월28일 올라왔던 <가상화폐규제반대 : 정부는 국민들에게 단 한 번이라도 행복한 꿈을 꾸게 해본 적 있습니까?>라는 청원 글은 22만8295명의 참여를 이끌어냈다.

(블록인프레스 1월12일자 기사 청와대 ‘거래소 폐쇄 반대’ 청원 급증)

(블록인프레스 1월18일자 기사 ‘거래소 폐쇄’에서 한발 뒤로 물러난 정부, 이번엔 내부자 거래 의혹)

한편, 지난 2월6일(현지시간) 미국 상원의원이 스테이블코인 테더 관련 청문회를 준비한다는 소문이 퍼지기도 했다. 테더는 미국 달러에 가치를 연동해 가격 안정화를 꾀하는 암호화폐로 암호화폐 거래에서 매개 역할을 하기도 한다.

테더 공청회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당시 암호화폐 가격은 대폭 하락했다. 5일 자정 8671달러였던 비트코인 가격은 6일 오후 6시 6149달러로 추락한 바 있다.

(블록인프레스 2월6일자 ‘암호화폐 시장 분수령’ 미국 공청회, 미리 보기)

3.”가상통화는 신세계인가, 신기루인가”…JTBC 긴급토론

JTBC 가상통화 토론회은 지난 1월18일 암호화폐에 대한 의견 차이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분기점이 됐다. 당시 유시민 작가, 카이스트 바이오및뇌공학과 정재승 교수, 암호화폐 거래소 코빗 김진화 공동창립자, 경희대 컴퓨터공학과 한호현 교수가 패널로 참여했다. 이 자리에서는 암호화폐 용어 정의 문제부터 비트코인의 화폐 가용성 여부, 암호화폐-블록체인 분리 대응 가능성과 비트코인 채굴 난이도까지 광범위한 이슈가 오르내렸다.

정 교수와 김 공동창립자는 암호화폐가 충분히 화폐의 가치를 띄며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기술은 분리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반면, 유 작가와 한 교수는 화폐가 될 수 없다고 맞섰다. 한 교수는 블록체인과 가상통화 기술이 분리 가능하다고 반박했으며, 유 작가는 가상통화 시장을 도박장에 비유했다.

관련 기사 : ‘가상통화 긴급토론’…찬반 진영 논리는?

4.코인네스트 대표 집행유예 선고…첫 유죄 판결

지난 10월18일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네스트의 김익환 대표가 허위 암호화폐로 고객들의 자금을 빼돌린 혐의로 집행유예 선고를 받았다. 국내에서 암호화폐 거래소 관련 유죄 판결이 나온 최초 사례였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1부는 당시 김 대표에 대해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 벌금 40억 원을 선고했다. 범행을 공모한 거래소 임원 A 씨에게는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 벌금 30억 원이 선고됐다.

이들은 올 1~2월 개인 명의 계정에 암호화폐를 허위로 충전 후 고객들이 암호화폐를 매수 주문하면 실제 거래가 이뤄진 것처럼 꾸민 것으로 알려졌다.

(블록인프레스 10월18일자 코인네스트 대표, ‘암호화폐 허위 충전’으로 집유 )

5.우후죽순 ‘마이닝 거래소’…실험적 VS 다단계

올해 하반기 부상한 키워드 중 하나는 ‘마이닝(채굴형) 거래소’이다. 거래소가 자체 토큰을 발행해 트레이딩 마이닝(거래 채굴)이라는 개념과 접목한 모델이었다. 자체 토큰은 이용자 수수료 할인 및 거래소 수익 분배 등의 역할을 맡는다.

1세대 채굴형 거래소 에프코인은 마이닝 거래소의 효시였다. 지난 5월 설립 이후 에프코인은 두 달 만에 글로벌 거래량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지난 6월 코인베네와 Bit-Z 거래소도 토큰 채굴 모델을 채택해 각각 암호화폐 거래량 순위 1위와 2위를 차지했다. 이에 국내에서도 다양한 형태의 채굴형 거래소가 등장했다. 

하지만 마이닝 거래소에 대한 업계 시선은 엇갈린다. 새로운 실험이자 생존을 위한 마케팅이라는 평가가 있다. 반면 자전거래를 통해 거래량이 왜곡됐다는 지적, 유사 암호화폐 공개(ICO)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있다.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원의 차명훈 대표는 블로그를 통해 “트레이딩 마이닝 거래소는 잘못 설계된 토큰이코노미의 대표적인 예시”라고 꼬집은 바 있다.

실제 지난 7월7일 44억 달러 규모였던 에프코인 자체 토큰 거래금액은 31일 6시 기준 9만 달러로 고꾸라졌다.

(블록인프레스 6월27일자 갑자기 거래량 최상위권 진입한 거래소…이유는? )

출현 초기부터 지난 31일 오전 6시까지 에프코인 토큰 그래프. (image : coingecko)
  1. 다단계, 피싱, 해킹…투자자 피해사례 잇따라

암호화폐 투자자 피해가 심각했던 한 해였다. 다단계, 피싱, 공구방, 먹튀, 해킹 등 신문 사회면에서 볼법한 단어들이 암호화폐 거래시장에 횡행했다.

한국 암호화폐 시장이 다단계 피해로 얼룩졌다는 해외 보고서까지 나왔다. 지난 12월8일 블록체인 기반 자산운용 플랫폼 개발사 신디케이터는 보고서를 통해 “암호화폐에 친숙한 한국 커뮤니티가 역설적으로 악의적인 사기꾼에게 비옥한 환경이 됐다”고 분석했다.

(블록인프레스 3월6일자 코인체크 해킹 사건으로 도난당한 NEM…자금 흐름)

(블록인프레스 6월20일자 국내 최대 거래소 빗썸, 350억 원 규모 ‘해킹 도난’)

(블록인프레스 10월29일자 캐나다 코인 거래소, 해킹으로 전 자산 유출)

(블록인프레스 11월14일자 퓨어빗, 26억 투자금 먹튀 논란 ‘점입가경’)

7.비트코인캐시 하드포크…불붙은 해시전쟁

2018년 하반기 최대 이슈는 ‘비트코인캐시 하드포크’였다.

비트코인캐시 네트워크는 지난달 15일(현지시간) 두 진영으로 나뉘었다. 새로운 프로토콜을 도입하자는 ‘ABC’와 프로토콜을 유지하되 사용량에 맞춰 블록 크기를 늘리자는 ‘SV’ 진영으로 갈라졌다. 이들은 프로토콜 업데이트를 위한 하드포크(체인 분리) 직전까지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결별을 선언했다. 이로써 ABC는 비트코인캐시(BCH)로, SV는 비트코인SV로 불리게 됐다.

하드포크 과정에서 양 진영은 해시 파워로 힘겨루기를 했다. 해시 파워는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컴퓨터 자원을 의미한다. ABC 측은 비트코인 네트워크에 할당했던 채굴기까지 비트코인캐시 하드포크 과정에 끌어오기도 했다. 이로 인해 미국의 한 IT기업이 ABC 진영의 대표 주자인 채굴업체 비트메인의 우지한 대표, 비트코인닷컴의 로저 버 대표 등을 고소했다.

(블록인프레스 11월9일자 막말 난무한 비트코인캐시 전쟁…깊어지는 갈등)

(블록인프레스 11월19일자 기자가 겪은 하드포크 ‘공포’…1분 만에 도망친 까닭은?)

31일 기준 암호화폐 시장 전체 시가총액. (image : coinmarketcap)

8.침체 늪에 빠진 암호화폐…연말 하락장 장기화

비트코인 가격은 2018년 암호화폐 시장을 대변하는 핵심이었다. 지난 1월6일 1만7000달러였던 비트코인 가격은 31일 오전 6시 기준 3866달러로 미끄러졌다. 약 77% 폭락한 수치다. ‘암호화폐 대장주’ 격인 비트코인 가격이 바닥으로 떨어지자 암호화폐 시장도 가라앉았다. 암호화폐 전체 시가총액은 같은 기간 7880억 달러에서 1300억 달러 규모로 쪼그라들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마이크 맥글렌 애널리스트는 “투기가 줄어드는 한편, 스테이블코인이 부상하는 트렌드”라며 “더 바닥을 다져야 하고, 그 바닥에 아직 도달하지 않았다”고 전망했다.

반면, 암호화폐 전문 투자은행 갤럭시 디지털은 고객에게 보내는 서한에서 “투자자들이 낮아진 가격의 암호화폐를 매입하는 ‘낮은 가격에 줍기(Buy the Dip)’ 태세를 지속할 것”이라며 “앞으로 기관 투자자들이 진입해 암호화폐 시장의 지지대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블록인프레스 7월24일자 노보그라츠 “기관투자자 암호화폐에 투자하는 것, 거스를 수 없는 흐름” )

(블록인프레스 11월23일자 끝없이 추락하는 암호화폐 시장…이유는 ‘세 가지’)

9.ETF 승인 여부는 ‘나중에’…규제부터 나선 SEC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를 승인할까. 투자자들이 SEC의 입장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유였다.

하지만 올해 ETF 승인이 떨어지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SEC는 올해 꾸준히 ETF 승인을 거절하면서 “기존 증권거래소가 사기행위와 조작으로부터 투자자와 공익을 보호해야 하는 것처럼 암호화폐 거래소 또한 ‘감시-공유 협약(surveillance-sharing agreement)’을 체결해야 한다”면서 “해당 거래 시장에 대한 주요 규제가 갖춰져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SEC의 규제 행보는 하반기에 이르러 구체화됐다. 지난달 이더리움 거래 플랫폼인 이더델타(etherDelta)를 ‘미등록 거래소’로 판단하고 거래소 설립자를 기소했다. 크립토펀드 매니지먼트사에 대해서는 미등록 증권을 판매한 혐의로 벌금형을 선고했다.

(블록인프레스 11월7일자 SEC “ICO 가이드라인 조만간 발표…ETF 입장 정리도”)

(블록인프레스 11월26일자 SEC 입에 쏠린 눈…비트코인 ETF, 답은 이미 나왔다)

10.’스테이블코인’과 ‘증권형 토큰’…내년도 대세 될까

업계 전문가들은 올 하반기부터 내년까지 암호화폐 시장에 떠오를 주요 키워드로 가격을 안정화하는 ‘스테이블코인’과 특정 자산을 기반으로 발행되는 ‘증권형 토큰’을 꼽았다.

올초 스테이블코인 시장에서 트루USD, 트러스트토큰 등의 등장으로 스테이블코인 춘추전국시대가 펼쳐졌다. 글로벌 투자기관인 모건스탠리는  “많은 암호화폐 거래소가 법정화폐를 받지 않아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며 “암호화폐 가격이 하락하면서 테더는 비트코인 거래량에서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증권형 토큰 발행은 사실상 금지된 ICO의 대안으로 떠올랐다.

증권형 토큰 플랫폼 토큰소프트는 SEC 규제를 받는 브로커-딜러 회사에 투자하기도 했다. 토큰소프트의 메이슨 볼다(Mason Borda) 대표는 “증권형 토큰 시장에 대한 투자가 급격하게 증가하면서 브로커-딜러 서비스를 제공해 달라는 요청이 쇄도했다’’며 “이번 투자를 통해 디지털 자산과 보험, 관리 각 단계에서 법규 안에서 안전한 규제를 하겠다”고 밝혔다. 

다국적 회계감사 기업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 아시아 핀테크 및 암호화폐 담당자 헨리 아슬래니언(Henri Arslaian)는 “스테이블코인을 통해 변동성이 적은 자산을 기반으로 암호화폐 거래를 할 수 있고, 일상에서 쓸 수 있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증권형 토큰에 대해서는 “실물자산을 토대로 한 증권형 토큰은 경직된 시장에 유동성을 제공하는 것을 넘어 더 넓은 분야에 보탬이 될 것”이라고 짚었다.

(블록인프레스 6월1일자 기사 비트렉스 거래소 USD 거래 시작…’탈-테더’ 가속화)

(블록인프레스 12월7일자 올해 시장 키워드 ‘STO’…더 나은 선택지일까)

(블록인프레스 12월12일자 기사 홍콩 금융전문가 내다본 2019 블록체인 핫키워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