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2018 훑어보기…”해결된 문제가 없다”

“2017년 3월에 거론된 문제 중 해결된 게 없다.”

18일 오전 서울 강남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한국 블록체인 커뮤니티 데이’에서 나온 말이다. 이더리움연구회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이 주최한 이번 행사에선 블록체인 업계의 산적한 문제에 대한 우려와 문제 해결 방안을 강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블록체인 연구소 람다256의 박재현 소장은 “블록체인의 현시점을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개인적으로 기대와 희망, 탐욕과 우려가 교차하는 막장 드라마가 연상된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 2017년 3월 미국 IT 연구 및 자문회사인 가트너의 자료를 인용해 “사용자 경험 빈곤, 스마트컨트랙트 모델 부족, 지갑과 키 관리 등 이미 제기됐던 문제가 2018년 12월 현재 하나도 해결되지 않은 상태”라고 꼬집었다.

가트너는 지난 10월 ‘블록체인이 개인정보 이슈 직면할 것’이라고 내다보기도 햇다. (image : gartner)

블록체인 업계가 올해 마주한 이슈는 크게 사회적 이슈와 기술적 이슈, 두 갈래로 나눌 수 있다. 사회적 이슈로는 △암호화폐의 지나친 변동성 △암호화폐 공개(ICO) 거품과 사기 △중앙집중된 작업증명(PoW) △탈중앙화로의 고립 등이 꼽혔다. 또 기술적 이슈로는 △블록체인 성능 및 확장성 개선 필요 △블록체인 데이터 크기 증가 △스마트컨트랙트 및 가상머신(EVM) 문제 △분산형 앱(Dapps) 사용성 부재가 제기됐다.

박 소장은 블록체인 업계에 산적한 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이더리움을 예로 들자면 기술적으로 여러 겹을 포함한 시스템으로 병렬처리가 가능하게 하는 연구개발이 진행되고 있다”면서 “웹 및 앱 개발을 하던 시니어 엔지니어들이 블록체인 업계를 고려하기 시작했다는 점, 암호화폐 유저가 점차 유의미하게 증가하는 추세라는 점, 암호화폐 거래소 위주의 시장에서 피델리티, 백트 등 전통적인 금융 기관이 파생상품 플레이어로 참여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내년도를 긍정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사용자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기존 블록체인 프로젝트들이 대승적으로 모여서 컨소시엄을 구축하려는 움직임이 중요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박 소장은 “암호화폐 실제 사용자가 늘어났다”는 케임브리지 대안금융 연구소 보고서를 인용했다.

블록체인 업계에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박 소장은 “탈중앙화 자체의 가치를 폄훼하는 게 아니라 실제로 탈중앙화라는 방식이 일반 사용자에게 가치를 주는지 따져봐야 할 시점”이라며 “좋은 기술이었지만 그에 맞는 서비스가 없어서 사장되는 경우가 많았던 만큼 블록체인에 대해서도 사용자가 이 기술을 수용해 대중화해야 한다고 걱정한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는 암호화폐와 블록체인 기술이 걸어온 길목을 조명하기도 했다. 비트코인 백서가 나온 후 10년, 비트코인의 익명성이 지하경제와 맞물려 활용되는 한편 ICO의 포문을 연 이더리움 등 블록체인 기술사에 다양한 발자취가 남았다. 이후 주요 사건으로는 △송금 문제 해결에 집중하는 리플과 스텔라의 등장 △여러 블록체인을 연결하는 인터체인(interchain) △탈중앙화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암호화폐 거래소(DEX) △블록체인 적용을 돕는 BaaS 업체의 등장 △이더리움 2.0 발표 △가격 변동성을 줄이려는 스테이블코인의 대두 등이 꼽혔다.

*BaaS(Blockchain as a Service) : 특정 기업이 블록체인 관련 애플리케이션을 구축하려 할 때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 제공자가 고객이 필요로 하는 관련 인프라를 제공, 유지해주는 서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