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10주년] 세계지도로 살펴본 블록체인·암호화폐 정책은?

31일, 비트코인이 세상에 등장한지 꼭 10년이 되는 날이다. 비트코인의 탄생을 시작으로 10년 동안 암호화폐와 블록체인 분야에서는 다양한 아이디어와 시도가 등장했고, 이 분야에 관심을 갖고 들어오거나 암호화폐 투자에 뛰어든 사람들이 점차 늘어났다.

이 과정에서 세계 각국 규제기관의 목소리는 이 분야와 이 분야에 몸담은 사람들에게 큰 영향을 끼쳐왔다. 블록인프레스는 비트코인 탄생 10주년을 맞아 세계 각국의 블록체인·암호화폐 정책을 살펴봤다.

이달 한국블록체인협회가 발표한 ‘블록체인&암호화폐 정책과 산업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을 포함한 중국, 일본 등 동북아 3국은 암호화폐 거래소에 대한 규제를 강화했지만 블록체인 산업에 대해선 육성을 강조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미국은 암호화폐를 기존 화폐의 가치를 대체할 수 있는 것으로 보며, 미 국세청(IRS)에 암호화폐 과세 방안 마련을 촉구했다. 일부 지방법원은 암호화폐를 상품으로 분류하는 등 암호화폐를 규정해 나가는 추세이다. 유럽연합(EU)도 재무장관 회의를 통해 암호화폐 관련 규정을 제안하고 있다.

남미는 더욱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분위기다. 브라질은 증권위원회에서 암호화폐 공개(ICO) 프로젝트에 대한 판단 기준을 제시하고, 베네수엘라는 원유 공급량을 통해 정부 지원 암호화폐 ‘페트로(Petro)’를 활성화하고 있다.

 

■한국

금융감독원은 블록체인 기업을 대상으로 ICO 실태 조사에 나섰다. 블록체인 기업들에 ‘금감원 ICO 실태 점검 질문서’를 공문으로 보내 지난달 21일까지 제출을 요구했다. 세계 각지에서 진행한 국내 블록체인 업체들이 모두 대상이다. 지난 10일 진행된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금융위원회는 “9~10월 암호화폐 ICO 조사를 진행 중”이라며 “조사 결과가 나온 뒤 11월 즈음에는 정부 입장을 형성하려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정부는 지난 9월 블록체인 암호화 자산 매매·중개업을 벤처기업서 제외키도 했다. ”블록체인 기반 암호화 자산 매매 및 중개업과 관련해 비정상적인 투기과열 현상과 유사수신·자금세탁·해킹 등 불법행위가 발생함에 따라 벤처기업에 포함되지 않는 업종으로 정한다”는 개정 이유를 밝혔다.

한편, 블록체인 기술 시도는 활발하다. 제주도는 국토부와 손잡고 블록체인을 활용한 부동산 문서시스템 구축을 진행하고 있고, 한국인터넷진흥원은 정부가 블록체인 공공 시범사업을 올해 6개에서 내년 12개로 늘릴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예산도 공공과 민간에 100억 원 이상 투입될 전망이다. 김포시 또한 KT, KT엠하우스와 함께 약 100억 원 규모의 블록체인 지역화폐를 발행하기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으며 일부를 청년 배당, 산후조리비 등에 지원할 예정이다.

네이버, 카카오, 마이크로소프트(MS), 라쿠텐 등 국내외 IT 대기업들도 잇따라 암호화폐를 발행했다. 네이버 자회사인 라인은 암호화폐 ‘링크’를 선보였으며, 카카오는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 테스트넷을 론칭했다. 메인넷은 내년 공개될 예정이다. 삼성SDS은  관세청과 수출통관 물류서비스에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하는 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중국

중국은 공업신식화부(공신부)가 ‘2018년 2분기 네트워크 보안 위협’ 보고서를 통해 불법 암호화폐 채굴이 인터넷 질서를 위협한다고 우려했다.

다만, 블록체인 분야에 대한 논의는 긍정적이다. 중국 정부에서 2016년부터 현재까지 블록체인 산업에 투자한 금액은 약 35억 7000만 달러(한화 4조673억 원)이다. 상해 정부 또한 전국 공급망 혁신 시범기업 100곳을 육성해 공급망 혁신에 블록체인 도입 계획을 발표했다. 상해는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상해시장 신용정보 공유 플랫폼도 출시할 예정이다. 선전시 정부는 중앙은행 발행 암호화폐(CBDC) 연구 목적으로 중앙은행 핀테크 연구소 설립을 추진 중이다.

중국 민정부는 ‘인터넷+사회조직 행동 방안(2019-2020)’을 발표하며 기부금 내역 추적과 관리를 위해 블록체인을 도입해 위조가 불가능한 시스템 구축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일본

일본은 세계적으로 빠르게 암호화폐 관련 규제·정책을 선보이고 있는 곳 중에 하나이다. 일본 금융청은 ‘자금결산법’에 기반해 당국 암호화폐 거래소의 등록 심사를 강화했다. 심사를 위해 이전에 제출했던 서류랑의 네 배인 400종의 서류를 제출해야 한다. 또 새로운 암호화폐 거래소는 오픈하기 전에 협회에 신청서를 내야 하고, 협회에서 반대 입장을 내놓으면 거래소는 서비스를 진행할 수 없다.

금융청은 불법 ICO 프로젝트 드라군 캐피탈(Dragoon Capital)에 최초로 행정처분을 내리기도 했다. 암호화폐 거래소 자이프(Zaif) 해킹 사건과 관련해서는 해당 거래소의 모기업인 테크크런치(Tech Crunch)의 경영 실태 조사에 착수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산업 부문에 블록체인을 도입하려는 시도는 적극적이다. 쓰쿠바 시는 일본 거주자의 개인정보를 통합 및 관리하는 제도인 ‘마이넘버(My Number)’를 블록체인과 결합한 새로운 온라인 투표시스템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가가시는 블록체인 기술 개발 업체와 파트너십을 체결해 공공시설 행정 서비스에 블록체인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미국도 암호화폐·블록체인에 대한 정의 및 규제를 만들어가고 있는 단계다. 블록체인과 관련해서는 미국 하원의원이 블록체인 기술과 암호화폐 개발 및 사용을 원하고 있다. 암호화폐에 중점을 둔 법안 초안을 마련해 수주 내 의회에 발의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현재 미국증권거래위원회(SEC)와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비트코인·암호화폐 ETF 승인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최종 승인은 연기하고 있는 상태다.

암호화폐를 상품으로 볼 지에 대한 논의도 진행되고 있다. 미국 보스턴 지방법원은 “암호화폐는 ‘상품’에 해당하며, 미국 파생상품 규제기관의 관할권에 속한다”고 밝혔다. 세입세출위원회의 케빈 브레디(Kevin Brady) 하원의원은 IRS에 암호화폐 과세 방안 마련을 촉구하기도 했다. 또 시카고옵션거래소(CBOE)는 올해 말까지 이더리움 선물 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이에 미국 하원은 암호화폐를 기타 화폐가치를 대체할 수 있는 신흥 기술 분야로 분류하며, 이를 포함하는 미국 금융범죄단속반(FinCEN) 개정안을 통과시키기도 했다.

미국 또한 블록체인 활용 산업이 커지고 있다. 와이오밍 주정부는 부동산 산업에 블록체인 도입을 검토 중이다. 나스닥은 암호화폐 거래소 시노버의 인수를 검토하고 있고, 월마트는 매장 내 채소들의 생산 및 유통 과정을 블록체인으로 추적하는 시스템을 도입할 예정이다.

특히 월스트리트 등 미국 기관 투자자들이 시장에 진입한 것이 눈길을 끈다. 골드만삭스는 암호화폐 자산관리 서비스를 검토하고, 뉴욕증시 소유업체 ICE는 마이크로소프트와 함께 암호화폐 플랫폼 ‘백트’(Bakkt) 출시를 준비 중이다.

■EU·유럽

EU는 암호화폐 규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재무장관 회의를 개최해 암호화폐 관련 규정을 제안할 예정이다. EU 발디스 돔브로브스키스(Valdis Dombrovskis) 집행위원회부위원장은 “EU는 암호화폐를 분류하고 규제를 적용하는 방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영국의 경우 재무부가 영국중앙은행(BOE)과 함께 암호화폐 리스크 대책을 연구 중이며, 영국 니키 모건 하원의원은 암호화폐에 일괄적인 규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영국 재무위원회 또한 암호화폐 시장에 규제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러시아는 “암호화폐 분야에서 속도전을 하지 않겠다”며 “앞서 가는 다른 국가들의 실수로부터 교훈을 얻어 실패를 면하겠다”고 밝혔다. 러시아 두마 의회는 암호화폐 규제 관련 법안에 대해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한편, 프랑스 정부는 ICO 관련 사업성장혁신 법안(PACTE)을 승인하며 ICO 및 블록체인 산업 규제화에 돌입했다. 문건에 따르면, 이 법안은 ICO 시장에 추가적인 안전장치를 제공하며 전 세계 투자자 유치를 목적으로 한다.

유럽의 블록체인 논의는 활발하다. 세계적인 크립토밸리로 꼽히는 스위스와 몰타가 모두 유럽에 있기 때문이다. 먼저 스위스는 스위스은행인 UBS가 블록체인 기반의 새로운 지불 시스템인 ‘유틸리티 결제 코인’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프로젝트에는 바클레이와 HSBC가 참여한다. 몰타는 블록체인 라이센스를 출시하며 블록체인 산업 확장을 본격화했다.

■중·남미

베네수엘라,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 법정화폐가 불안정한 남미 국가들은 암호화폐 도입에 우호적인 상황이다. 베네수엘라는 최초로 정부 지원 암호화폐 페트로를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베네수엘라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은 원유 생산량 증대를 위해 7개 유전을 14개 업체에 제공하며, 원유 공급량을 통해 페트로 사용량을 제고한다는 방침이다. 페트로를 이달부터 국제 거래에 사용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브라질 정부는 암호화폐 도입에는 우호적인 자세를 유지하며, 브라질 증권위원회(CVM)를 통해 자금 세탁 범죄를 방지하기 위한 여섯 가지 판단 기준을 제시했다. 아르헨티나에서는 급격한 인플레이션 대응을 위해 아테나 비트코인과 오디세이그룹이 2019년 말까지 1500대 이상의 비트코인 ATM 기기를 설치하기로 했다. 아르헨티나 은행인 Banco Masventas는 비트코인을 활용한 ‘크로스 보더 결제 시스템’을 제공하고 있다.

한편, 멕시코는 암호화폐 거래소에 대해 반드시 중앙은행으로부터 영업 허가를 받아야 한다며 규제 강화에 힘쓰고 있다.